“타자 분석 의미 없음” 염경엽 감독이 엔스에 요구한 ‘위·아래’ 피칭[스경X현장]
프로야구 LG는 외인투수 교체 이슈 속에 5월을 보내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이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적임자가 나타나면 외인투수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런데 새 외인투수 물색 움직임이 구체화하고부터 그간 기대를 밑돌던 기존 외인투수들의 경기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좌완 디트릭 엔스가 지난 28일 문학 SSG전에서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역투하며 삼진을 9개나 잡더니 우완 케이시 켈리도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4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반등 흐름을 탔다.
엔스는 2일 잠실 두산전에 다시 시험대 같은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그 사이 염경엽 LG 감독 주문한 것 하나는 엔스의 ‘위·아래’ 보더라인 활용법이다. 엔스는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을 던진다. 그런데 그간은 거의 모든 공을 낮게만 던지려고 한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는 게 염 감독의 진단이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투수 입장에서는 타자 시야를 넓혀놓을 필요가 있는데 엔스는 너무 낮은 코스에만 집중적으로 던지려는 경향이 있다”며 “엔스는 양쪽 보더라인을 활용하는 투수가 아니다. 하이존을 적극적으로 쓰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스는 패스트볼 구위가 좋다. 횡으로 변하는 컷패스트볼이 주무기이기도 하다. 이같은 구종은 스트라이크본 위·아래를 넓게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시각. 염 감독에 따르면 엔스는 지난 28일 SSG전부터 코스 활용이 달라졌다. 하이존을 겨냥하면서 삼진 개수가 늘어났다. 염 감독은 이날 두산전에서 흐름이 연결되기는 바랐다.
염 감독은 연장선상에서 KBO리그에서는 ‘타자 분석’을 통해 상대 약점 공략에 주력하기보다는 자기 공을 최대한 잘 던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시각도 전했다. “우리 리그에는 타자 분석을 통해 약점을 파악해도 그 코스로 정확히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 대부분 투수는 열 개 중 서너 개만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다”며 “타자 분석이 유의미한 결과로 나타나는 무대는 투수 기본기와 제구가 좋은 일본 리그 정도”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엔스의 경우, 상대 타자 특성과 관계없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상하존 활용으로 요약했다. 엔스의 ‘하이 패스트볼’은 염 감독의 기대대로 빛날까.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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