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자동차 산업 하청노동자 지원에 100억원 투입
정부가 자동차 산업 하청노동자 지원사업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예산 투입보다 중요한 것은 하청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인 원청과 교섭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조법 2조를 개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고용노동부는 2일 “10개 자치단체와 함께 자동차 산업 이중구조 및 노동약자 처우 개선을 위한 ‘자동차 산업 상생협약 확산 지원사업’에 총 100억원(국비 79억원, 지방비 21억원)을 투입해 지역의 자동차 중소 협력업체 및 근로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달 25일 현대차·기아, 10개 협력사와 함께 원·하청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노동부는 이번 사업 취지에 대해 “상생협약에 이어 지역별 자동차업계의 정책 수요를 바탕으로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지원을 함으로써 지역 전반에 상생 노력이 확산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현대차·기아의 중소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인력난 완화, 노동자 복지, 근로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10개 지역 공통적으로 인력난 해소를 위해 15세 이상 신규 입직자에게 최대 300만원(3·6·12개월)의 장려금을 지원해 신규인력 유입과 장기 근속을 유도한다. 청년뿐만 아니라 35~59세 노동자를 채용하는 기업에도 720만원(월 60만원) 또는 최대 1200만원(월 100만원)을 지원(경기 제외)한다. 지역별 기업 수요를 반영해 하청 노동자 건강검진비(인천·충남·전북·광주), 휴가비 등 복지비(울산·인천·충남·전북)를 지원한다. 공동이용시설 개·보수 등 근로환경 개선(경남·대구·경기·광주)도 지원 대상이다.
노동계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온 원·하청 상생협약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빠져 있는 데다 정공법인 노란봉투법을 우회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해 왔다.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기아 비정규직들은 지난달 25일 자동차 산업 상생협약 체결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 시행이라는 진짜 해결 방안에 대한 거부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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