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북 확성기 재개 검토…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맞불’

▲ 2일 오전 인천 중구 전동 인천기상대 앞에 떨어진 북한 오물 풍선 잔해를 군 장병들이 지뢰 탐지기로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등 최근 도발을 이어가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대책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논의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오후 8시부터 날리기 시작한 오물 풍선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600개 이상이 서울·경기·충청·경북 지역에서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데 이어 전날부터 쓰레기 풍선 살포를 재개해 이날까지 모두 총 900여 개가 식별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입장’을 발표해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하며 “북한이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하지만 북한이 재차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하자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했다.

이후 북한의 천안함 피격 도발(2010년)과 목함지뢰 도발(2015년), 4차 핵실험(2016년) 등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재개되기도 했다.

군 소식통은 “대북 확성기는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10여 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고 이동식 장비도 40여 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방송은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고, 북한 체제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며 한국 가요도 방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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