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60% "최저임금 인하·동결"… 노동계는 "실질임금 줄어 인상 필요"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조사'
늘어가는 인건비 비용부담 커
소기업 응답비중 68%로 높아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내년 최저임금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9860원)이 부담된다는 비율도 80%가 넘었다. 반면 노동계는 고물가에 따라 실질임금이 감소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일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 및 의견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60.6%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최저임금 수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중소기업의 23.5%는 '2~3% 인상'을 주장했고 8.7%는 '1% 내외 인상'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을 4~5% 올려야 한다는 응답은 6.2%에 그쳤다.

특히 연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소기업에서 최저임금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이 68.0%로 높았다. 인건비 비중이 큰 서비스업도 64.5%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했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뿐만 아니라 사회보험료 인상, 공휴일의 유급휴일화 등 늘어나는 인건비로 체감하는 비용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소규모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특성을 감안해 이들 사업장의 지불여력을 고려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4일 2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개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심의의 기초 자료로 쓰이는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는 월 246만원으로 전년 대비 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인 206만740원(월 207시간 기준)은 이보다 약 39만원 적다. 노동계는 이처럼 최근 물가가 상승하고 실질임금이 하락하며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