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 600여개 살포…닷새째 GPS 전파 교란 공격(종합2보)
합참 "떨어진 오물풍선 발견시 접촉 말고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
(서울=뉴스1) 박응진 김정률 기자 = 북한이 지난 1일 저녁부터 남한으로 날려보낸 오물풍선이 6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처음 남한으로 날려보낸 오물풍선(260여 개)의 2배가 넘는 양이다. 또한 닷새 연속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확대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일 저녁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부양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10시까지 식별된 오물풍선은 약 600개로, 시간당 약 20~50개가 공중 이동해 서울·경기·충청·경북 지역에 낙하하고 있다.
우리 군과 경찰이 서울·경기 등지에서 수거해 합참이 이날 사진으로 공개한 오물풍선의 내용물을 보면 '제비', '려명'이라고 적힌 담배꽁초를 비롯해 폐종이, 천조각,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대부분이다.
지난달 28~29일 살포된 대남 오물풍선의 내용물과 유사한 것으로,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살포한 대남 오물풍선은 모두 약 900개에 달한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달 26일 남한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을 예고하고 28일 밤부터 29일까지 오물풍선 260여 개를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9일 담화에서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오물풍선 살포는) 성의의 선물로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추가 살포를 예고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남 오물풍선 양을 2배 이상 대폭 늘린 건 오물풍선 살포 행위가 남한의 행정력 소요나 남남갈등 등 목적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는 31일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정찰위성 발사 등과 관련해 "북한이 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참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도발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경찰, 지자체 등 유관기관을 비롯해 주한유엔군사령부와 협조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풍선 부양 원점에서부터 감시·정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항공정찰 등을 통해 추적해 낙하물을 수거하는 등 국민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조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떨어진 오물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달 27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30일엔 600㎜ 구경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이어 같은 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닷새 연속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했다. 이날은 오전 11시쯤부터 GPS 전파 교란 공격이 시작됐다고 합참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 확대회의를 소집한다. 대통령실이 북한의 오물풍선과 관련해 NSC를 소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NSC에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은 2018년 '4·27판문점선언'을 통해 "MDL(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한다"라고 합의했고, 양측 모두 관련 시설을 철수토록 했다.
다만 북한은 그 뒤에도 우리 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2020년 6월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재설치했다가 철거한 적이 있다.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 오물풍선 살포 등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맞서는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행위가 명백하고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통한 공식적인 조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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