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마셍’ 말한 후 갤럭시S24 들이밀었더니...“진짜 통하네” [방영덕의 디테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6. 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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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한 직원이 ‘포켓 토크’를 활용해 외국인 투숙객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 = 방영덕 기자]
“자, 사진 한번 찍어야지!”

모처럼 세 가족이 다 함께 떠나는 해외 여행길, 기자의 손에는 ‘갤럭시S24 플러스’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올 초 선보인 최신식 폰인데, 공짜로 빌렸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여행 갈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빌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모두투어와 함께 갤럭시24시리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무료 대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는 기자는 도쿄 여행길 통역 기능이 필요했고, 사전 신청을 통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갤럭시24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인공지능(AI)을 활용, 실시간 통역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실례합니다’란 의미의 ‘스미마셍’이라고 말문을 연 후 갤럭시S24를 들이밀었다. 낯선 일본인과 대화가 통했다. 복잡한 식당 메뉴판 역시 휴대전화로 사진만 찍으면 해석이 거의 다 됐다.

통역의 정교함에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지만 분명 ‘신세계’였다.

24시간 인천공항서 삼성폰 빌려준다
삼성전자가 제공 중인 갤럭시S24대여 서비스 설명문. [사진 = 방영덕 기자]
지난 25일 오전 7시경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A구역 1번 게이트 앞에는 직원 2명이 서 있었다. 갤럭시 S24 무료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었다.

출국 전 상당히 들뜬 기자와 달리 이들은 다소 피곤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24시간 2인 1조로 일하는 ‘빡센’ 근무체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공항에서 24시간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서비스를 실시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갤럭시S24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실제로 많은 해외 여행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보니 삼성전자는 올 초에 이어 오는 6월 9일까지 국내에서 해당 서비스를 확대 운영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일본법인 역시 일본 대형 여행사 ‘JTB’와 손잡고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한국(서울)·대만(타이베이)·홍콩으로 떠나는 14세 이상 여행객을 대상으로 갤럭시S24를 무료로 대여키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대여받은 갤럭시S24가 검정색 파우치에 담긴 모습. [사진 = 방영덕 기자]
역대급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갤럭시S24의 대여 절차는 간단했다.

앞서 모두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출발과 도착 항공편 시간 등 중요 정보를 기입해 놓았기 때문에 현장에선 본인 확인을 거쳐 곧장 폰을 건네받을 수 있었다.

손 떨리는 경험을 하긴 했다. 기계 파손이나 분실시 대여자가 100% 변상해야한다는 유의사항을 읽고 서명을 할 때다. 200만원에 달하는 폰 가격을 생각하면 후덜덜 할 수밖에 없다.

신주단지 모시듯 검정색 파우치에 담긴 갤럭시S24플러스를 가방 안에 넣었고, 일본행 비행기에 빠르게 올라탔다.

“도쿄역 가는 방법은?”...최대한 가까이 말해야
갤럭시S24플러스를 통해 일본어와 한국어 통역 기능을 활용한 모습. [사진= 방영덕 기자]
긴자 근처 호텔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갤럭시S24 플러스의 통역 기능을 켰다. 프론트 직원에게 도쿄역으로 가는 방법이 어떤 게 있는 지 물어보기 위해서다.

낯선 외국인에게 우리 말로 대뜸 말하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다. 일본에서 ‘매직 단어’로 통하는 스미마셍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갤럭시S24 플러스에 가까이 대고 “실례합니다. 여기서 도쿄역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 좀 알려주시겠어요?”라고 한국말로 말하자 5초만에 일본어로 통역이 이뤄졌다.

이내 갤럭시S24플러스 상의 통역을 이해한 듯한 일본인 직원이 대답을 했다.

처음에는 그의 말에 대한 통역이 한국어로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야~어쩌고저쩌고, 아 생각났는데 거기 가고 싶지는 않아요”라고 통역된 글이 갤럭시S24플러스 화면에 적히고, 음성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아마도 주변에 다른 손님들의 말소리가 끼어들며 통역이 오류가 난 것으로 추정됐다(이와 관련 삼성전자 직원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갤럭시24시리즈의 마이크 성능이 좋아 주변 소리가 잘 들려 생기는 오류라고 확인해줬다).

실시간 양방향 통역기 ‘포켓 토크’. [사진 = 방영덕 기자]
또 상대방의 말이 길어지거나 중간에 잠깐 멈췄을 때 통역이 진행이 되면 번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다시 질문을 하고 처음부터 답변을 들어야 한다는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이날 몇 번의 시도 끝에 기자는 도쿄역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게 됐다. 일본어나 영어 한 마디를 하지 않은 채 한국어로만 생판 모르는 일본인과 나눈 첫 대화는 생경하면서 신기했다.

내친 김에 호텔 조식은 어디서 먹어야 하는지, 우에노 역까지는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물어봤고 갤럭시S24플러스에 입을 최대한 가까이 대고 말하자 대화는 더욱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런데 호텔 직원과 기자와의 대화 모습을 옆에서 보던 또 다른 직원이 ‘포켓토크’라는 것을 꺼내 보였다. 일본 기업이 개발한 실시간 양방향 통역기였다.

한국어로 설정한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한 뒤 손가락을 떼면 다른 버튼에 지정된 외국어로 통역된 내용이 화면과 음성으로 나온다는 점에서는 갤럭시S24 시리즈의 통역 기능과 비슷했다.

하지만 포켓토크에 적용된 통역엔진은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항상 통신 연결을 필요로 했다.

반면 갤럭시S24 시리즈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 통신 연결 없이도 언제 어디에서든 휴대전화만 있으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달랐다.

만화 속 대화, 어디까지 번역 가능할까
일본 만화책 ‘원피스’를 갤럭시S24플러스를 통해 카메라를 켜 텍스트 번역을 해 본 모습. [사진 = 방영덕 기자]
갤럭시 S24시리즈는 대화의 실시간 통역 뿐 아니라, 외국어로 적혀 있는 사물의 사진을 카메라로 찍으면 이것 역시 번역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네이버 파파고 등에서도 텍스트 번역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통신 연결 없이 텍스트 번역이 가능한 것은 갤럭시S24 시리즈가 유일하다.

일본 서점에 들러 산 만화책 ‘원피스’ 108권 한 페이지를 펼쳐 갤럭시S24 플러스 카메라를 켰다. 일본어를 인식한 화면에 ‘번역’ 버튼이 떴고, 이 버튼을 누르자 몇 초 이내로 한글 번역이 이뤄졌다.

실시간 통역 때에는 번역되길 원하는 언어를 사전에 설정해둬야 했지만 이미지 번역의 경우 별다른 언어 설정을 하지 않아도 카메라가 자동으로 언어를 인식해 편리했다.

일본 한 전단지를 네이버 파파고를 통해 카메라를 켜 텍스트 번역을 해 본 모습. [사진 = 방영덕 기자]
다만, 텍스트 번역의 완성도는 만화의 경우 대화의 압축 탓인지 다소 떨어졌다. 글밥이 많은 경우 번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본래 뜻과 달리 엉뚱하게 번역된 말에 피식 웃음이 나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식당에서의 메뉴판이나 간단한 표지판 등을 찍어 번역을 하고,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실생활에서 간단한 대화나 여행지에서 갤럭시S24 시리즈를 통한 AI 통번역 기능이 꽤 유용하다는 의견에는 큰 이견이 없는 이유다.

기자와 같은 ‘호기심 반 필요 반’ 때문일까. 세계 최초 AI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24시리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5%에 달했다. 전분기(64%)와 비교하면 무려 11% 늘어난 것인데, 갤럭시S24 시리즈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4%로 전년 동기보다 3%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11%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애플의 안방인 미국은 물론 유럽, 인도 등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선보일 폴더블 시리즈에도 AI 기능을 담을 예정이다.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AI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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