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치치, 독일 병정의 우승신화 재현할까?

김종수 2024. 6. 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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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매버릭스는 오랜시간 동안 리그에서 조연에 그쳤던 팀이다. 1980년대 말부터 2000년 직전까지 암흑기가 길어지며 이때 NBA를 접한 팬들에게는 약체 이미지가 짙게 남아있기도 하다. 1992~93시즌에는 10승(최종 11승)을 간신히 넘기며 승률 0.134로 제대로 쓴맛을 보기도 했다.


팀 운명을 바꾼 것은 신인 드래프트에 관련된 트레이드 한건이었다. 199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로버트 트레일러를 뽑은 댈러스는 당일 밀워키 벅스가 9순위로 지명한 유럽선수와 트레이드를 감행한다. 당시만해도 별다른 주목은 받지못했지만(댈러스가 손해라는 의견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팀의 운명을 바꾼 신의 한수가 됐다. 그렇게 팀에 들어오게된 선수가 바로 '독일 병정'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덕 노비츠키(46‧213cm)였기 때문이다.


당시 트레이드는 댈러스에게는 대박, 밀워키에게는 최악으로 작용했다. 트레일러가 그저그런 커리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데 반해 노비츠키는 댈러스 역사 전체를 대표하는 최고의 레전드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밀워키 입장에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지만 어차피 신인드래프트라는 것이 그렇다.


샤킬 오닐, 팀 던컨 등처럼 압도적인 기대주가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 선수들은 어떻게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포틀랜드가 훗날 마이클 조던이 어떤 선수가 될지 알았으면 그를 지나칠수 있었겠는가. 밀워키는 이후 2013년 드래프트에서 15순위로 그리스 출신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뽑았고 다들 알다시피 그는 파이널 우승을 이끈 것을 비롯 현재도 리그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군림하고 있다.


노비츠키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거둔 업적은 적지 않다. 정규시즌 MVP(2007), 퍼스트 팀 4회(2005-2007, 2009), 올스타 14회, 3점슛 콘테스트 챔피언(2006) 등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이 영원히 팀에 남게 된 것은 2010~11시즌의 맹활약 덕분이 크다. 팀 창단 이후 처음이자 유일한 파이널 우승을 이끈 것을 비롯 파이널 MVP까지 차지하며 댈러스 팬들을 열광케했다.


21세기 들어 댈러스는 드래프트 관련된 트레이드 운이 좋다. 레전드 노비츠키가 은퇴를 앞두고있을 무렵 비슷한 방식으로 또다시 유럽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된 슬로베니아 출신의 전천후 테크니션 루카 돈치치(25‧201c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당시 5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던 댈러스는 트레이 영을 지명한후 3순위로 지명된 돈치치와 맞트레이드 했다. 순번에서 차이가 있던지라 2019년 1라운드 지명권까지 줘야만했지만 노비츠키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의 선택이 됐다. 영도 분명 좋은 선수지만 돈치치는 아예 급이 다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초창기만해도 라이벌로 언급됐지만 돈치치가 너무 치고나가면서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게됐다. 영은 물론 당시 1, 2순위로 뽑힌 디안드레 에이튼, 마빈 베글리 3세 등 누구도 돈치치의 위상을 따라갈 수 없는 상태다. 현재 돈치치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를 넘어 현재 리그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이며 역대급 선수로의 행보를 걷고 있다.


돈치치가 어떤 선수인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이미 거물이다. 데뷔 시즌 신인왕을 받으며 범상치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이후 매시즌 각종 기록에서 상위권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다. 벌써 퍼스트팀에 5번이나 선정됐는데 이는 크리스 폴, 러셀 웨스트브룩, 데미안 릴라드, 카와이 레너드, 앤서니 데이비스는 물론 스테판 커리, 니콜라 요키치보다도 많은 숫자다.


한창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때 누적기록은 어디까지 쌓아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수준이며 팀 우승, MVP 타이틀이 추가된다면 레전드의 길로 가는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댈러스 역사상 최고 선수인 노비츠키를 넘어서는 것도 먼일이 아니게 된다. 현재 돈치치는 전설의 시작점에 서있다.


동부 컨퍼런스를 평정하고 올라온 보스턴 셀틱스와 파이널에서 운명의 대결을 앞두고있는 상황이다. 객관적 전력상 보스턴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댈러스의 저력은 분명 대단했지만 정규시즌 전체 승률 1위팀 보스턴의 힘은 쉽게 넘어서기 힘들어보인다. 하지만 댈러스 팬들은 과거 노비츠키가 언더독 입장에서 파이널 우승을 만들어냈듯 돈치치 또한 업셋의 신화를 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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