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금투세 시행되면 해외주식 쏠림 심화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되면 해외주식 쏠림이 심화하고, 장기투자 대신 단기매매가 촉발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금투세 폐지 의견을 또다시 밝혔다.
이 원장은 지난달 31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와 금융 조세 분야 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금투세 관련 간담회를 열고 금투세 시행과 관련해 투자자·업계·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점검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제도가 계속 시행되면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이익이 일정 부분 났을 때 손실을 인식해야 세금을 안 내게 되는 상황이다 보니 펀드를 굳이 만기 보유하지 않거나 손실 난 주식을 팔아서 과세 대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위험 자본에 대한 투자보다 회수가 확실시되는 투자를 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며 “그간 우리 자본시장이 금투세 도입 당시에는 예측이 어려웠던 역동적인 변화를 경험한 만큼 그동안의 환경변화와 시장에 미칠 영향, 투자자의 심리적 동기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투세는 세제 관련 사안이지만 투자자 및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금감원도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앞으로도 금투세 관련 논의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22대 국회에서도 설명을 요청하신다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금투세로 예상되는 긍·부정적 영향을 모두 짚었다. 금투세가 기존 금융상품 과세체계를 합리화해 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 한편, 부양가족 인적공제 산정 문제 등은 사모펀드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점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식투자의 기본공제 금액이 높아 과세 대상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과세 대상자 수 등 정량적 부분뿐 아니라 투자자가 느끼는 심리적 영향 등 정성적인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투세 납세 편의를 이유로 대형증권사로 거래가 집중될 수 있어 소형 증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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