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대’ 민희진은 자신의 떡밥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까?[이슈와치]
[뉴스엔 김범석 기자]
뉴진스 엄마 민희진 대표의 2차 기자회견은 순한 맛으로 평가받는다. 흥분과 분노, 회한과 결투 의지를 불태운 한 달 전 1차 회견의 강도와 충격이 워낙 셌던 탓이다. 이번엔 ‘개저씨’ ‘맞다이로 들어와’ 같은 날것 그대로의 표현은 없었고 오히려 하이브를 향해 ‘모두를 위해 이제 일 좀 하자’며 화해를 제안했다.
모든 게 전날 법원으로부터 ‘배임 혐의없음’ 판단을 받은 결과다. 누명을 벗은 홀가분함이 느껴졌다. 자신을 파격 대우해준 모회사 하이브를 향해 뒷담화하고 배신을 모색한 정황은 발견되지만, 경영권을 찬탈하거나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는 판결이었다. 민희진의 애초 울분 섞인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이날 역시 민희진은 눈물과 미소를 번갈아 가며 뒷광대다운 면모를 보였다. 뒷광대란 연극판에서 쓰는 은어로 아티스트를 서포트하는 제작자나 연출가를 지칭한다. 분장하고 무대에 오르진 않지만, 배우나 가수 못지않은 에너지를 가진 끼쟁이, 끼순이들이다. 요즘은 ‘전참시’에 나오는 매니저나 메이크업 아티스트처럼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도 ‘미대 언니’ 민희진의 회견룩이 웃돈까지 붙으며 품절된 걸 보면 그는 확실히 뒷광대의 DNA가 흐르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민희진이 회수해야 할 떡밥은 무엇이고 그 방식은 어떻게 될까. 누명은 벗었지만 민 대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자신의 측근이 모두 이사에서 해임됐고 본사에서 온 신임들과 손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트로이의 목마처럼 공조보단 민희진을 대표에서 끌어내리거나 공동 대표 체제로 만들 점령군일 확률이 높다. 불길함을 직감한 민희진이 회견을 통해 여론전 선수를 친 모양새다. 배터리가 약해지고 있는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캄캄한 터널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법적으로 나를 쫓아낼 순 있지만 그렇게 하면 너희도 양아치가 된다’는 무언의 압력과 함께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여기서 민희진은 돈 욕심 없음을 여러 번 강조했다. 뉴진스가 보이그룹 4~5년 차에 이뤄내는 성과를 불과 2년 만에 냈고, 이게 어디까지 되는지 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는 뉴진스로 돈을 더 벌어줄 자신이 있으니 내게 더 기회를 달라는 얘기다.
만일 그게 어렵다면 ‘게임값을 크게 부르지 않을 테니 나를 뉴진스와 묶어 양수 양도 형식으로 분리해달라’는 요청일 수 있다. 멀티레이블 체제를 구축한 하이브로선 대단한 결심과 용단이 필요한 이슈일 텐데 민희진 제거 후 뉴진스 통제가 쉽지 않을 하이브로선 명분만 잘 찾아낸다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보는 눈이 너무 많다는 게 허들이다.
하이브 처지에서 보자. 숫자엔 분명 도움이 되나 고개 빳빳한 자회사 대표와 계속 불편한 동거를 굳이 해야 할까. 고작 전체 매출 7~8% 수준인데. 민희진은 회견에서 이 딜레마에도 슬쩍 힌트를 던져줬다. ‘여러분, 회사는 친목이 아니라 이해관계로 만난 사이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나한테 혼나도) 절대 삐지지 말라고 말한다.’ 일부 사교 생활하는 직장인들이 이 말을 들으면 속으로 뜨끔하겠지만 다시 들어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민희진이 좀 더 노련한 경영자라면 ‘삐진다’는 표현은 내뱉지 말거나 은유적으로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왜냐하면 자칫 ‘나는 세상 쿨한데 상대는 그렇지 못하다’는 우월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민희진의 주장처럼 자신이 선빵을 맞은 피해자라 해도 결과적으로 두세 배 리벤지 매치를 끝내지 않았나. 그런 만큼 화해를 원할 땐 자신을 낮추고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얘기를 해주는 게 맞다. 적어도 SM에서 나왔을 때 나의 가치를 시장 가격보다 고평가해주고 양탄자를 깔아줬던 인생의 귀인 아닌가. 상대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충분한 명분과 구실을 줬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자존심을 덜 내려놓았거나 그린라이트가 켜질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 것 같다.
유능한 세일즈맨은 사우디에 양말을 판다고 한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실내족을 겨냥하고 기능성보다 미적 감각을 내세운 예쁜 양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 대표는 누구보다 K팝을 해외에 비싸게 팔 수 있는 실력있는 장사꾼이자 뒷광대다. 아이돌뿐 아니라 그들의 엄마들까지 정서 관리 능력은 웬만한 남자들은 흉내 낼 수 없는 넘사벽이다. 민희진과 하이브의 갈등, 봉합 여부는 단순한 국내 엔터사 분쟁이 아닌 만큼 조속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메모장 포스트잇이 스티커의 실패에서 나온 발명품인 것처럼 양측도 작은 실패를 겪은 만큼 이제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 불가피한 이혼이라면 재판 이혼보단 협의 이혼이 답이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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