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기능 저하·치매 유발하는 ‘노화성 난청’

권대익 2024. 6. 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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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어르신 가운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큰 소리로 대화하는 분들을 흔히 접하게 된다.

"난청을 방치하면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사회와 단절되게 된다. 급기야 치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노화성 난청 환자 중 36%에게서 치매 위험이 관찰됐는데, 치매에 걸릴 위험이 4배 정도 높아졌다. 또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머리·귀의 신경 연결이 퇴화해 인공 와우 수술을 해도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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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Tip] 배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나이 든 어르신 가운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큰 소리로 대화하는 분들을 흔히 접하게 된다. 그런데 노화로 인한 난청은 인지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치매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노화성 난청 왜 생기나.

“달팽이관 기능이 퇴화하면서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의 일종이다. 70세 이상에서 50% 정도 발생한다. 젊을 때 소음에 많이 노출됐거나, 당뇨병·흡연도 발생에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음 노출로 달팽이관이 서서히 손상되기에 젊을 때부터 큰 소리를 피하는 게 좋다.”

-주요 증상은.

“공통적으로 고음역대에서 청력이 크게 떨어지는데, 한글 자음 중에서도 거센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증상을 숨기거나 표현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노년기 가족이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거나, TV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하거나,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지 못하거나, 질문에 ‘응’이라고만 답하거나 엉뚱한 답을 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진단법은.

“청력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난청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청력 검사를 해야 한다. 0~25데시벨(㏈)까지 정상 청력으로 보고, 25데시벨 이상일 때를 난청으로 진단한다. 노화성 난청으로 진단되면 1~2년에 한 번씩 청력 검사를 하는 게 좋다. 노화성 난청으로 청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1년에 1~2데시벨 정도씩 청력이 떨어지기에 주기적인 관찰을 해야 한다.”

-노화성 난청은 치료해야 하나.

“난청을 방치하면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사회와 단절되게 된다. 급기야 치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노화성 난청 환자 중 36%에게서 치매 위험이 관찰됐는데, 치매에 걸릴 위험이 4배 정도 높아졌다. 또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머리·귀의 신경 연결이 퇴화해 인공 와우 수술을 해도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다.”

-치료법은.

“보청기, 인공 중이, 인공 와우 등으로 치료한다. 아직까지 달팽이관의 기능 자체를 개선하는 방법은 없다. 경도 난청(25~40데시벨) 이상이라면 보청기 착용을 권유하며, 고도 난청(70~90데시벨)은 보청기로 해결되지 않아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 와우 수술은 고도 난청 환자가 정상 청력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다만 청력이 남아 있다면 보청기가 더 자연스럽게 들리기에 고도 난청 환자 위주로 수술을 시행한다.”

배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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