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리를 찾았나? 미친듯이 뛰더라" 라모스 5G 연속 리드오프 출격…'타박상' 정수빈+허경민 벤치 스타트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제 자리를 찾은건지, 미친듯이 뛰더라"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잠실 라이벌' 맞대결에 앞서 당분간 헨리 라모스에게 다시 한번 '리드오프' 역할을 맡겼다.
두산은 올 시즌에 앞서 외국인 타자에 변화를 가져갔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는 호세 로하스와 결별하기로 한 것. 라모스는 짧지만 KT 위즈 소속으로 KBO리그를 경험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만큼 두산이 원하는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라모스는 시범경기 때까지만 하더라도 9경기에 출전해 9안타 타율 0.333 OPS 0.844로 나쁘지 않았는데,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라모스는 실망 그 차제였다.
라모스는 3월 한 달 동안 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2로 허덕이더니, 4월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 이로 인해 이승엽 감독은 라모스가 2군으로 내려가 조정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고, 1군으로 돌아온 뒤의 라모스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군에서 말소되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0.178에 그쳤던 라모스는 복귀 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4월이 끝나기 전 타율을 0.244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5월부터 라모스의 방망이는 더욱 뜨거워졌다.
라모스는 5월 한 달 동안 36안타 4홈런 17타점 타율 0.387로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테이블세터' 정수빈의 리드오프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 지난달 29일 KT와 맞대결부터 라모스를 1번 타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라모스는 1번 타자로 출전한 첫 경기에서 2루타 2방을 포함한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날아올랐고, 이튿날 또한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팀 승리와 연이 닿진 않았지만, 30일 LG전에서도 홈런을 포함해 3안타로 폭주했다.
전날(1일)까지 리드오프로 성적은 9안타 2홈런 6타점 5득점 타율 0.500 OPS 1.500을 기록 중. 이에 이승엽 감독은 다시 한번 라모스의 1번 출전을 꺼내들었다. 이승엽 감독은 "(정)수빈이가 2번으로 가면서 성적이 조금 더 좋아졌다. 그리고 라모스도 1번으로 가면서 제 자리를 찾은 것인지 정말 미친듯이 뛰더라. 라모스가 1번으로 가고, 수빈이가 2번으로 가면서 조금 잡혀가는 느낌이 든다. 일단 오늘까지는 보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 9회말 2사 2루에서 3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정수빈이 타박상을 당한 만큼 지금은 라모스에게 1번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사령탑은 "(정)수빈이는 타박상인 것 같다. 조금 부어서 체크를 해본다고 하는데, 스타팅은 어려울 것 같다. 경기 후반에 투입될지, 안 될지는 상황을 조금 더 보겠다. 일단 치는 것보다는 던지는 부분에서 조금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산은 헨리 라모스(우익수)-김재호(유격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김기연(포수)-강승호(2루수)-이유찬(3루수)-조수행(중견수) 순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꾸렸다. 허경민은 오늘(2일)까지 대타로 준비할 예정.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이는 오늘까지는 벤치에서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모레부터는 정상적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문제가 없다면, 다음주 화요일부터 3루수로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1일) 알칸타라의 투구는 어떻게 봤을까. 팔꿈치 불편함으로 인해 미국 검진까지 다녀왔던 알칸타라는 5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사령탑은 "좋아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완벽하진 않은 것 같다. 투구수가 늘어나니 제구가 되지 않더라. 팔도 벌어지고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한 달의 공백을 단 번에 메우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차츰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알칸타라는 투구 과정에서 약간의 불편한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는데, 이승엽 감독은 "(불편하다고 하면)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그걸 느꼈다. KIA전에서도 그랬다. 본인이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지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일단 이승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 이번주를 3승 3패로 끝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전날 패배가 조금 아프다. 하지만 그냥 1패라고 생각을 해야 한다. 데미지가 크지만, 빨리 잊어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불펜의 모든 투수들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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