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사, 누나는 검사” 교제 여성 속여 돈 뜯어낸 40대, 2심서 형량 높아져

법원 로고. /뉴스1

의사라고 사칭하며 피해 여성과 결혼을 약속하고 약 1억9000만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홍득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4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 동기와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봤을 때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22∼2023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 B씨로부터 약 1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정형외과 의사이며 누나는 검사, 매형은 판사라고 속이며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했다. 수원 광교 신도시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재력가로 행세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병원에서 월급을 받지 못해 현금이 없으니 돈을 빌려달라”고 속이는 등 7300여만원 상당을 받았다. 또 2022년 7월에는 “결혼 비용을 지인에게 줬는데 도망갔다”고 속여 B씨가 약 1억1600만원을 결혼비용 명목으로 송금하도록 했다.

A씨는 이전에도 두 차례 의사를 사칭하는 수법의 사기 범행을 저질러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3~2019년 6차례에 걸쳐 사기 및 사기미수 등 혐의로 벌금형과 징역형 등 처벌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학력·직업 등을 속여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결혼할 것처럼 행세하며 거액을 편취했다”면서 “동종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누범기간에 의사를 사칭하는 수법의 이 사건 범행을 다시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후에도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의사를 사칭해 금원을 편취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는 금전적 피해 뿐만 아니라 결혼 상대방인 피고인으로부터 입게 된 배신감과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며, 2심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점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