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쇠맛'으로 확립한 정체성 [HI★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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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스파(aespa)가 강렬한 '쇠맛'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굳혔다.
이지 리스닝이 점령한 K팝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으로 던진 에스파의 승부수는 유효했다.
이들은 이지 리스닝 음악이 트렌드인 현 K팝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강렬한 음악, 독보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로 자신들만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 에스파는 독보적인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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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리스닝 트렌드 속 강렬한 '쇠맛' 음악으로 확실한 차별화
그룹 에스파(aespa)가 강렬한 '쇠맛'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굳혔다. 이지 리스닝이 점령한 K팝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으로 던진 에스파의 승부수는 유효했다.
에스파는 지난달 27일 첫 정규 앨범 '아마겟돈(Armageddon)'을 발매했다. 이들이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규 앨범인 '아마겟돈'은 정식 발매 전부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앨범 발매 전 선공개한 더블 타이틀 곡 '슈퍼노바'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및 일간 차트 1위를 올킬했고, 이들은 선공개곡 만으로 음악 방송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슈퍼노바'의 인기 속 높아진 '아마겟돈'에 대한 기대는 앨범 선주문량에서 엿볼 수 있었다. '아마겟돈'은 선주문 수량만 102만 장을 돌파하며 전작 '걸스' '마이 월드' '드라마'에 이은 4연속 밀리언셀러를 예고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에스파의 컴백 열기, 그 중심에는 '쇠맛'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알린 음악이 있었다. 이들은 이지 리스닝 음악이 트렌드인 현 K팝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강렬한 음악, 독보적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로 자신들만의 길을 걸었다.
이는 곧 에스파의 차별점이자 무기가 됐다. 이번 앨범을 통해 데뷔 이후 전개해 온 '광야' 세계관에서 한 단계 확장된 다중 우주 세계관으로의 진화를 알린 에스파는 더블 타이틀 곡 '슈퍼노바'와 '아마겟돈' 역시 강렬하고 콘셉추얼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른바 '쇠맛'이라 불리는 이들의 음악 스타일은 그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 꾸준히 추구해 온 SMP('SM Music Performance'의 약자로, 강렬한 멜로디와 혼돈 속 자아를 찾아가는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 위주의 댄스곡을 뜻한다)와 맞물리며 보다 폭넓은 층의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가수로서 첫 정규 앨범이 갖는 의미는 상당한 만큼,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에서 이같은 '쇠맛' 음악을 꺼내든 에스파의 행보에 담긴 의미는 주목할 만하다. 에스파는 이번 앨범에 대해 "이 때까지 해 왔던 것을 통틀어 '가장 에스파다운 게 뭘까'를 생각했다. 가장 에스파다운 것을 해보자 싶었다"라고 설명한 바, 이번 앨범이야 말로 에스파가 지향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결과물인 셈이기 때문이다.
'아마겟돈'을 통해 에스파가 보여준 바 처럼, 에스파의 가장 큰 강점은 트렌드의 변화에 구애받지 않는 대체 불가능한 음악색에 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 에스파는 독보적인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이지 리스닝, 하드 리스닝으로 곡을 구분하기 보다 그냥 '에스파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다"는 카리나의 설명이 단번에 납득되는 이유다.
가수로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독보적 음악색을 구축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숙제다. 자신의 무기를 확실히 찾은 가수에게는 다른 도전의 길 역시 보다 폭넓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는 가수가 특정 한 장르에 국한된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이제 갓 데뷔 4년 차인 에스파는 첫 정규 앨범으로 이 숙제를 벌써 풀어냈다. 트렌드를 좇는 대신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새 흐름의 선두에 선 이들이 나아갈 길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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