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큰애기 이제 그만 데려가세요”...3년만에 철거요청, 무슨 일? [방방콕콕]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4. 6.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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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해맞이 명소 울산 울주군 간절곶.

중구의회 한 의원은 "중구와 울주군 간 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럽지만 울산큰애기 조형물이 흉물도 아니고 간절곶 방문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돈까지 써가며 이전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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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해맞이 명소 간절곶에
중구서 ‘울산큰애기’ 2021년 설치
자체 캐릭터 ‘해뜨미’ 위해 이전 요청
“흉물도 아닌데 돈 들여 옮겨야 하나”
해맞이 명소 울산 울주군 간절곶에 설치된 중구 캐릭터 울산큰애기 조형물. 중구는 울주군 이전 요청에 따라 조형물 이전을 추진 중이다. <자료=울산 중구>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해맞이 명소 울산 울주군 간절곶. 바다를 배경으로 새초롬하게 벤치에 앉아 있는 울산 중구 캐릭터 ‘울산큰애기’ 조형물이 2년여간 간절곶 생활을 끝내고 중구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울산큰애기 조형물 이전은 지난해 연말 울주군의 철거 요청에 따라 추진됐다. 울주군은 해안 경관 개선 사업 중 하나로 간절곶 조형물을 정리 중이다. 울주군이 정리 예정인 조형물에는 울산큰애기도 포함됐다.

중구 캐릭터가 울주군 명소에 있는 것도 이전 이유 중 하나이다. 울주군에는 간절곶 일출을 형상화한 ‘해뜨미’라는 캐릭터가 있다. 그런데도 울산큰애기 조형물이 간절곶에 있는 것을 두고 민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절곶 울산큰애기 조형물은 2021년 12월 중구가 가수 김상희가 부른 ‘울산큰애기’ 노래비 옆에 설치했다. 201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우리동네캐릭터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울산큰애기를 울산 대표 관광지인 간절곶에 설치하자는 울산 구청장·군수협의회 결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울산에는 울산큰애기의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지자 울산큰애기를 울산시 공동 캐릭터로 활용해 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2020년 11월 울산시와 중구는 울산큰애기 공동 홍보·활용 협약식을 열었다.

울산시는 ‘울산의 멋과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려달라’며 울산큰애기에게 특별 임명장을 수여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이 협약은 지자체마다 예산을 들여 경쟁적으로 캐릭터를 개발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울산큰애기는 울산 5개 구·군 중 울주군 간절곶 외 남·동·북구 등 다른 지역에서는 외면당했다. 같은 울산이지만 남구 ‘장생이’, 북구 ‘쇠부리’, 동구는 ‘고미·도리·마니’라는 자체 캐릭터가 있어 환영받지 못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간절곶 울산큰애기 조형물 이전을 두고 ‘굳이 돈을 써가면서 이전할 필요 있냐’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최근 중구의회는 중구가 울주군 이전 요청을 수용해 편성한 조형물 철거비 310만원을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중구의회 한 의원은 “중구와 울주군 간 갈등으로 비칠 수 있어 부담스럽지만 울산큰애기 조형물이 흉물도 아니고 간절곶 방문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돈까지 써가며 이전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중구는 철거 예산이 전액 삭감돼 난감한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울산큰애기 조형물 이전을 요청한 울주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철거 예산도 편성했다”며 “관련 예산이 삭감된 만큼 중구의회, 울주군과 협의해 후속 조치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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