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8남매 넷째 사망 사건…아이들을 돈으로만 본 다둥이 부모, 죽음으로 내 몬 방임과 학대

김효정 2024. 6. 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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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유준이는 왜 언제 사망했나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다둥이네의 마지막 하루 - 8세 아동 사망 사건'이라는 부제로 아동학대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4월 오전 119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바로 현장에 출동했으나 아이는 이미 사망한 상태. 그리고 도착 당시 한 남성이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뚜렷한 외상은 없었지만 왼쪽 눈에 동그란 멍이 남아있던 아이. 이에 구급대원은 폭행을 의심해 아이의 엄마에게 멍의 경위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이에 의아함을 자아냈다.

8남매 다둥이 중 넷째였던 8살 유준이. 유준이가 사망할 당시 집에는 부모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엄마는 전날 외출했다가 외박을 했고 아빠도 아이가 사망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온 것. 대신 아이들에게 삼촌이라고 불리는 구 씨가 유준이와 함께 했다.

유준이 사망 10일 전 학교와 시청 공무원은 경찰에 아동학대 수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감기에 걸렸다며 사망 6일 전부터 등교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준이의 멍은 유준이가 사망할 당시 함께 있었던 삼촌 구 씨에 의해서 생겼다고 밝혀졌다.

아이들의 부모는 매번 주변인들에게 생활고를 이유로 돈을 빌려달라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수당부터 생계 지원 급여까지 매달 500만 원 정도 지원금을 받았다. 또한 진료비 할인 혜택은 물론 저렴한 값으로 쌀 구매도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늘 생활고를 호소했던 부부. 하지만 이들은 인근 상인들에게는 유명한 손님이었다. 늘 지인들과 함께 식당에 와서 식사를 하고 기초생활수급비 카드로 결제를 하거나 현금도 항상 두둑이 가지고 다녔던 부부.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데도 관심이 많았던 아이들의 엄마. 하지만 주변 상인들은 이 부부가 8남매를 둔 부모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부모가 집을 비운 동안 서로를 의지했다. 특히 첫째 딸이 동생들을 모두 케어하고 늘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때웠던 것. 유준이는 귀를 덮을 정도로 덥수룩한 머리에 옷은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었다. 그리고 이들이 살고 있는 집에는 세탁기도 없고 위생상태도 극악이었던 것이 확인됐다.

한때 삼촌으로 불리었던 장 씨는 유준이가 사망하기 2년 전 둘째도 삼촌들에게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제보했다. 이 일로 둘째는 가정에서 분리되어 현재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데 장 씨는 "둘째가 격리가 안 됐다면 사건의 주인공이 됐을 수도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매달 정해진 날이 되면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다둥이들의 부모는 삼촌들에게 밥과 술을 턱턱 샀다. 이에 부부와 아이들 주변에는 항상 삼촌들이 있었고, 이들은 더 나아가 이들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지내기도 했다.

하루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주러 간 부부의 지인이 삼촌이라고 불리는 남성들이 둘째를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신고했던 것. 아이들의 부모는 이를 말리지도 않고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이에 둘째는 분리 조치되고 부모는 보호 처분, 아동을 체벌한 타인 2명도 같이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당시 함께 신고를 당한 삼촌 중에 장 씨도 속해있었다. 그는 아이들의 아빠가 아이들을 심하게 혼내서 그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훈육을 맡게 되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점점 선을 넘고 폭행이 되어 갔다는 것.

또한 당시 신고를 당한 또 다른 삼촌은 아이들의 아빠가 아이들을 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아 폭행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아빠는 이미 아동학대 신고를 두 번 당해서 또 신고를 당하면 구속될 수밖에 없어 이러한 일을 부탁했다는 것.

실제로 아이들의 부모는 두 번이나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바 있었다. 아이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고 신생아의 뺨을 때리고 집어던지는 등의 일은 일상이었다는 것. 하지만 신고에도 불구하고 아빠 박 씨의 학대는 계속되었다.

유준이 사망 당시 현장에 있던 삼촌 구 씨는 유준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는 외박이 잦은 부부들 때문에 아이들이 방치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언제부턴가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준이 눈의 멍은 그저 실수라고 해명했다.

유준이가 사망하던 날도 그는 아이들의 등원과 등교를 돕고 유준이는 아파서 자는 줄만 알고 막내와 잠을 잤다고 했다. 그런데 깨어난 후에도 유준이가 그대로 있어 이상한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확인을 해보니 사망했다는 것. 이에 유준이가 왜 언제 사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의사들은 "요독 증상이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일이 일어났다. 이전에 있던 신장 질환이 진행되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병원에 데려갔다면 절대 죽을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준이가 사망하기 전 다둥이 엄마는 유준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로 약속했지만 아이가 사망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지속적으로 아동학대에 시달려 온 유준이가 방임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해 다둥이 부모들을 아동학대 치사, 신체 정서적 학대, 유기, 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둘째를 학대했던 첫 번째 삼촌도 현재 구속 수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의 지인들은 미혼모였던 아이의 엄마가 현재의 남편을 만나고 점점 아이들에 무심해졌다고 했다. 이들은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수당과 지원금 등을 믿고 일하지 않았고 강릉으로 이사 후에도 아이들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대하고 방임했다. 또한 이들은 아이들 명의로 휴대폰을 만들어 소액 결제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금을 유흥비로 탕진한 이들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녀들은 돈, 수급비라는 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돌봄 양육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그저 살아있기만 하면 되는 존재인 것이다. 양육할 의지가 있었다면 애들한테 들어갈 돈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를 써야 할 텐데 이들은 양육할 의지가 없다"라고 했다.

유준이가 아픈 당시에도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외박과 외도를 했다. 그리고 아이의 엄마는 유준이가 사망한 지 6일째 되는 날 지인에게 남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던 대화까지 공개되어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아빠의 학대와 엄마의 무관심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준이의 지적 발달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방임 내지 학대 때문에 지적 발달이 제한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 또한 집을 드나드는 많은 어른들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받아 더욱 위험에 노출되었던 것이다.

2018년부터 관련 기관의 방문 상담과 점검을 받아 온 부부.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개선되지 않았고 둘째는 분리 조치되었고 넷째는 사망했다. 그렇다면 관련 기관에서는 대체 무엇을 했던 것일까?

제작진은 지난해 말 관련 기관에서 이들 부부에 대한 관리를 종결하는 것으로 결정한 사실을 확인했다. 부부의 일탈은 계속되었지만 기관은 이들이 더 이상 점검 관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

이에 관련 기관 관계자는 "저희도 확인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거짓말로 대답 한 걸 알아내지 못해던 것 같다"라고 답해 분노를 자아냈다.

전문가는 "이 가정이 고위험군 가정이라는 걸 지자체에서 인식하고 있었다면 자주 나가서 이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 아니면 또 어떤 부분에 돌봄이 필요한지 신경을 썼어야 한다. 아동학대 고위험군 가정인 만큼 유준이 몸에서 멍이 발견됐을 당시 민감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아동학대 즉각 분리제도가 있음에도 이를 실행하지 않은 기관. 이에 전문가는 "개입시기를 놓쳐버린 상황, 위험이 제거될 때까지만이라도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보호자인 부모에게 경고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부모와 분리 조치되어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유준이의 형제들은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는 조금만 깊이 들여다봤다면 유준이에게 일어난 일들이 둘째 아이에 행해진 학대의 연장으로 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아동들에게 일어나는 방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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