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팎 여건 나쁘지만 통일 노력은 계속돼야”

김태훈 2024. 6. 2. 10: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자와 언론인들이 머리를 맞댄 학술행사에서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든 통일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는 "남북한이 동족이며 통일을 지향하는 분단국 특수관계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는 공론"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민족적·국제적 상식을 전복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태도 돌변을 두고 이 소장은 "통일을 논하기엔 여건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훈클럽, ‘新한민족 공동 번영’ 세미나
“변화된 상황에 맞는 새 통일 전략 필요”
학자와 언론인들이 머리를 맞댄 학술행사에서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었든 통일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월 31일 제주 서귀포 KAL 호텔에서 ‘중진 언론인과 학자가 제안하는 신(新)한민족 공동 번영 방안’이란 주제로 관훈클럽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관훈클럽 사무국 제공
중견 언론인들의 연구·친목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이우탁 연합뉴스 선임기자)은 지난달 31일 제주 서귀포 KAL 호텔에서 ‘중진 언론인과 학자가 제안하는 신(新)한민족 공동 번영 방안’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통일연구원 김천식 원장과 세종연구소 이상현 소장이 주제 발표를 한 뒤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 원장은 ‘길은 통일에 있다’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최근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두 적대국’이라고 선언한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남북한이 동족이며 통일을 지향하는 분단국 특수관계라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는 공론”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민족적·국제적 상식을 전복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 등을 통해 북한의 ‘2민족 2국가’ 주장을 반역사적·반민족적인 것으로 규정하면서 ‘자유에 기반한 통일’을 강조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문제는 우리 국민 사이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점점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에 김 원장은 “일부 지식인들의 부화뇌동과 선동”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중 패권 경쟁을 들어 ‘통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주장을 펼치거나, 막대한 통일 비용 운운하며 ‘남한 국민들의 부담만 커진다’라는 식의 논리를 펴는 이들을 질타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이민족(異民族) 소동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며 “남북한 간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공동체를 강조하고 두 국가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소장은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와 신한민족 공동 번영 방안’이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부터 짚었다. 2022년 2월 시작해 2년을 훨씬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것이 촉발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미·중 패권 경쟁과 그에 따른 대만해협 위기 등을 나열한 그는 “글로벌 차원 지정학적 상황 변화는 한반도 문제, 통일 관련 국제적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질서 균열은 한반도까지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5월 31일 제주 서귀포 KAL 호텔에서 관훈클럽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이우탁 관훈클럽 총무, 이상현 세종연구소장. 관훈클럽 사무국 제공
이 와중에 북한은 남한을 겨냥해 “더는 같은 민족이 아니다”고 외쳤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전쟁 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 관계”라고도 했다. 북한의 태도 돌변을 두고 이 소장은 “통일을 논하기엔 여건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통일을 포기하기보다는 변화된 상황에 맞는 새로운 통일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을 국제사회로 포섭하기 위한 글로벌 대북 전략 추진 △북한과 대화 채널이 남아 있는 스웨덴 등 유럽 국가의 활용 △통일부의 전문성 강화 등을 우리 정부에 주문했다.

발표에 이은 토론에는 한국국제정치학회 마상윤 회장(가톨릭대 교수)과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우리 대북정책의 핵심인 북한 비핵화가 과연 가능한 것이냐’는 물음부터 ‘북한이 겪는 극심한 경제난을 감안할 때 체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견해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서귀포=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