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오렌지 주스 잇단 판매 중단…엔저·기후위기에 가격 폭등

홍석재 기자 2024. 6. 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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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탁에서 국민 음료의 하나인 오렌지 주스가 사라지고 있다.

실제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2021년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 평균 수입가격은 리터당 293엔(2580원)이었지만, 지난해 엔저 영향으로 550엔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여파는 곧바로 일본 내 오렌지 주스 제조·판매 업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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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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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탁에서 국민 음료의 하나인 오렌지 주스가 사라지고 있다. 역대급 엔저로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데다, 생산국 기후 변화에 따른 원료 공급 부족으로 오렌지 주스 값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지통신은 2일 “일본 식탁에 ‘오렌지 쇼크’가 오고 있다”며 “오렌지 과즙 품귀 현상으로 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2021년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 평균 수입가격은 리터당 293엔(2580원)이었지만, 지난해 엔저 영향으로 550엔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올 1분기에는 리터당 706엔까지 값이 상승했다. 오렌지 원료값 국제 지표인 미국 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 선물 가격을 보면, 지난달 현재 오렌지 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오렌지 쇼크’ 배경에는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기후변화가 있다. 실제 오렌지 최대 생산국의 하나인 브라질에 최근 가뭄과 폭우, 과수 병충해가 잇따랐다.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미국도 허리케인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빚어졌다. 일본의 경우, 여기에 더해 극심한 엔저 현상까지 더해져 가뜩이나 값이 오른 오렌지를 수입하는 데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지통신은 “일본은 원재료인 과즙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요 오렌지 생산국이 자연재해와 병해 영향으로 공급 부족을 겪고 엔저까지 겹치면서 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파는 곧바로 일본 내 오렌지 주스 제조·판매 업체로 이어졌다. 대형 음료 제조업체인 아사히 음료가 지난해 오렌지 주스 판매를 중단했고, 유키지루시 메그밀크도 오렌지 관련 일부 제품의 판매를 포기했다. 모리나가유업도 이달부터 판매를 중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과즙 공급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를 계속하는 것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 과즙 전문업체 관계자는 통신에 “브라질에서 이번 시즌에도 흉작을 피할 수 없어 내년 말 오렌지 관련 제품 수입값이 현재의 2배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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