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니] 사과 농사지으러 강원도로···사과 유목민 박현수 씨
한때 능금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대구는 전국적인 사과 주산지였는데요, 20년 뒤에는 대구에서 사과 재배가 힘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얼마 전 나왔습니다. 경상북도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요, 경북 영천에서 사과 농사를 짓다가 '최적의 재배지'를 찾아 유목민처럼 강원도 양구군으로 옮겨 5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사과 유목민' 박현수 씨를 만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23년에 공판장에 냈을 때 10kg 한 박스에 최고 단가 20만 원, 21만 원까지 받았습니다"
"일단 기후가 좋으니까, 2024년 지금 사과 결실이라든가 생육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저는 여기를 선택한 게 신의 한 수였다"
Q. 자기소개
저는 일명 펀치볼이라고 하는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박현수라고 합니다.
Q. 사과 농장 위치는?
2018년도에 제가 처음에 여기에 토지를 구입할 당시에는 왔을 때는 대남방송이 하루 종일 들리고 시끄러울 정도로 그렇게 했었는데 을지전망대가 여기서 눈앞에 보이고요.
휴전선에서 불과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3km 정도 떨어져 있지 않느냐, 그 정도 위치에 있습니다.
Q. 강원도로 옮긴 이유는?
(영천에서) 사과 복숭아 농사를 지으면서 병해충 때문에 너무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고요. 앞으로 향후 50년 안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 외에는 사과 농사가 안될 것이라는 그런 교육을 받았어요. 강원도 쪽으로 가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도 들어 있는 차에 우연히 지인이 강원도 어디에 토지가 좋은 게 있다. 그래서 한번 올라오게 됐는데요.
여기 와보니까 기후가 사과 농사짓기에는 아주 적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토지를 구입하게 되었고 2020년도부터 사과원을 시작해서 지금 5년 차인데 2025년도에 2만 평 되는 그 토지가 완성이 될 것 같아요.
Q. 사과 농사는 어떻나?저희 같은 경우는 (2023년도는) 탄저병에 걸려있는 사과가 한 알도 없을 정도로 농사가 잘됐고요.
2024년에도 지금 사과 결실이라든가 현재 생육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수확 시기까지 괜찮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3년 같은 경우는 대략 한 10kg 1,500상자 정도 박스 정도 수확하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 2023년에 공판장에 냈을 때 10kg 한 박스에 최고 단가 20만 원 21만 원까지 받았습니다.
2022년도 그때 당시에는 최고 단가가 택배로 소비자한테 팔 때 10만 원 11만 원까지 이렇게 저희가 받았는데 (2024년에는) 공판장에서 20만 원 21만 원 나와버리니까 (너무 비싸서) 그 말을 (소비자에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택배(소매)를 할 수 없는 그런 상황까지 가버렸어요.
최고 단가를 14만 원까지 (소비자에게) 공급을 하기는 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어쨌든 손해를 감수하고 (사과를) 기다리는 고객들한테 어쩔 수 없이 판매하는 그런 상황까지 와버렸죠.
Q. 20만 원에 팔 수도 있는데 미안해서 일부러 그 가격을 낮춰서···
예, 맞습니다.
Q. 강원도의 장점은?
일단 기후가 좋으니까 방제하는 데 있어서 농약값이, 경영비가 아주 적게 들어갑니다. 절감이 되고 저희 같은 경우 현재 식재된 게 1만 6~7천 평 정도 되는데 1,000L SS기로 8차 정도, 그렇게밖에 안 들어가니까 아마 (경북에) 계신 분들 생각하면 엄청 농약이 적게 들어간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영천 같은 경우는 저희가 사과 농사지을 때는 10일 방제를 했습니다. 10일 방제를 했는데 여기서는 15일 방제를 해요. 15일 방제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고요.
심지어 2023년에는 수확 전에 농약 방제를 한 번을 빼먹었습니다. 마지막 농약을 한 번 빼먹었는데도 사과는 깨끗했어요.
밤낮 기온 차이가 크니까 아무래도 병해충이 상대적으로 많이 적은 것 같습니다.
거기 같은 경우는 방제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병해충은 들어오는 사과원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15일 방제를 해도 수확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고 탄저병이 든 과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수확을 잘했으니까요.
기후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아래쪽보다는 여기가 훨씬 좋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기 사과는 저 아랫지방 사과에 대비해 색깔이라든가 경도(단단한 정도), 그러니까 이게 보구력(저장기간) 같은 경우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요. 밑의 지방의 사과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크게 납니다.
품평회 하면 상을 거의 뭐 강원도에서 휩쓸다시피 그렇게 하고 있고요.
Q. 옮긴 걸 평가한다면?
저는 여기를 선택한 게 신의 한 수였다,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방제라든가, 방제하는 것도 노동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니까 그 힘든 부분도 있는 거고요. 인건비 면이라든가 경영비 면에서도 되게 유리하니까 강원도가 밑에서 농사짓는 것보다는 많이 유리한 것 같습니다.
제가 토지, 제일 처음에 여기 구입할 당시에 지인들 그분들한테 기후가 이렇게 좋으니까, 그리고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도 그때 당시에는 많이 쌌으니까 아마 유리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같이 올라가자고 많이 말했죠.
그런데 기반을 잡고 있는 그 터전을 버리고 올라오기가 쉽지 않은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쉽게 결정을 못 내리더라고요. 그런데 많이 부러워는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도 법인을 만들어서 5만 평 규모의 토지를 구입해서 2024년에 심은 밭들도 있고요. 알게 모르게 많이들 올라오는 걸로 지금 듣고 있습니다.
Q. 앞으로는 강원도에서도 사과 생산이 어렵다는데···
현재로서 저희는 여기서는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현재 너무 잘하고 있고요. 기후는 저희 농민들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고 저희는 그 환경에 얼마만큼 대응을 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느냐 여기까지지 그 기후는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Q. 정부에 바라는 점은?2023년도에 사과 생산량이 부족한 이유로 인해서 사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사과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고, 어떻게 하면 경영비를 줄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환경에 대비할 수 있을지 이런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고요.
농민들한테 시설하는 비용, 묘목값 이런 거 지원해 주는 것도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그것보다는 우선 일본같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묘목을 보급하는 게 아마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에서 사과 하나만을 파고들어서 농민들한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사과가 발전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보급해 온 '경북대 사과연구소'를 폐쇄를 시킨 게 정말 안타깝다, 기후 위기에 기술을 더 연구하고 보급하고 해야 할 그런 실정인데 오히려 더 (사과연구소)를 폐쇄를 해버리고 더 후퇴를 시키는 현상인 거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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