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모욕" 싱가포르 클럽 요청 뭐였길래…뉴진스님 공연 결국 취소

DJ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조 문화행사'에서 신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승려 복장을 하고 DJ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의 싱가포르 클럽 공연이 결국 취소됐다.

1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오는 19∼20일 뉴진스님 공연을 열 예정이었던 싱가포르 클럽 업주는 “DJ(뉴진스님)와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연 취소 이유와 관련 클럽 측은 “DJ가 불교 요소가 포함된 2곡을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며 종교적인 가사가 없는 곡으로 바꾸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예정된 공연은 취소될 예정이며 이미 비용을 지불한 티켓값은 환불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성호는 삭발 머리에 장삼과 염주를 착용하고 승려 같은 모습으로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공연을 펼쳐 국내외 클럽계에서 주목받았다. 실제 불교 신자인 그는 불교신문 사장인 오심스님으로부터 받은 법명 ‘뉴진(New進)’으로 활동중이다. 공연 중에는 ‘극락왕생’ ‘부처핸섬’ 등을 외친다.

국내 불교계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연 연등놀이의 마지막 무대에 DJ뉴진스님을 초대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윤성호에게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불교, 젊은 불교를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며 합장주와 디제잉 헤드셋을 선물하는 등 환영하는 분위기다.

싱가포르의 한 클럽에서 예정됐던 'DJ 뉴진스님' 공연이 취소됐다. 사진은 뉴진스님 싱가포르 공연 광고./온라인커뮤니티

해외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으나 윤성호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불교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앞서 DJ뉴진스님의 말레이시아 클럽 공연 이후 현지 불교계 비판이 나와 추가 공연이 취소됐다.

싱가포르에서도 불교도연맹이 공연 불허를 촉구했다. 현지 경찰도 종교적인 내용이 포함되면 조처하겠다고 클럽 측에 경고했다.

카시비스와나딴 샨무감 싱가포르 내무부 장관은 뉴진스님 공연과 관련해 “싱가포르 불교계에 모욕적인 것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당국의 강경 대응에 클럽은 앞서 “종교 관련 요소가 전혀 포함되지 않도록 하고 공연을 열겠다”고 밝혔으나, 윤성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