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리더가 이렇게 하면 망한다…지나친 긴장 조성, 아는 척, 여기에 '오버'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6. 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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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자> 는 '제왕학 교과서'라고 합니다.

고전적 용어인 '제왕학'은 요샛말로 하자면 '최고위 리더십론'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이번엔 실패하는 리더십 사례의 두 경우를 살펴볼까 합니다.

'최고위 리더가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이야기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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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정치적 인간의 우화 ⑫] 전쟁에서 패배하는 '리더의 기술' (글 : 양선희 소설가)

 
<한비자>는 '제왕학 교과서'라고 합니다. 고전적 용어인 '제왕학'은 요샛말로 하자면 '최고위 리더십론'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그렇다 보니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할 거의 모든 장면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번엔 실패하는 리더십 사례의 두 경우를 살펴볼까 합니다. '최고위 리더가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이야기들이죠.

먼저 불신이 가져오는 우환의 사례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장수가 지나치게 긴장감을 조성하면서도 말과 행동으로는 믿음을 얻지 못하면 전쟁에 패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1
이회가 군문의 좌우를 지키는 병사들에게 경계하여 말했다.
"부지런히 경계하라. 적들이 조만간 너희를 칠 것이다."
이런 말을 두세 차례 했지만 적은 오지 않았다. 좌우 군문의 병사들은 해이해지고 태만해졌으며, 이회를 불신했다.
수개월이 지나고 진(秦)나라 사람들이 습격하자 그 군대는 거의 전멸했다. 이것이 불신이 초래한 우환이다.

또 다른 일설에 따르면 이회는 진나라와 전투를 할 때에 좌측 군문 병사에게 말하기를 "속히 (성벽 위로) 올라가라. 우측 군문 병사들은 이미 올라가 있다"고 했다. 또 달려가서 우측 군문 병사에게 말하기를 "좌측 군문 병사들은 이미 올라가 있다"고 했다.
이에 좌우 군문의 병사들은 "올라가자"며 모두 다투어 올라갔다.
그러나 이듬해에 진군이 습격해 왔을 때, 군사들은 이회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 군대는 거의 전멸하기에 이르렀다.
     
#2
초나라 여왕이 경계를 위해 북을 쳐서 백성과 함께 적의 침략에 대비하기로 했다. 그런데 술을 마시고 취하여 실수로 북을 쳤다.
백성들이 크게 놀라 달려오니 사람을 시켜 "내가 취하여 측근들과 장난하다가 잘못 북을 쳤다"는 말을 전하도록 해서 달려온 백성들을 모두 파하게 했다.
몇 개월 후 경계 상황이 생겨서 북을 쳤으나 백성들은 달려오지 않았다. 이에 거듭 영을 내리고 호령을 명백히 전한 다음에야 백성들이 이를 믿었다.
 
국난을 경계하기 위해 북을 치거나 봉화를 올리는 일은 대단히 신중해야 합니다. 초나라 여왕의 경우엔 그나마 어찌어찌 수습했지만, 취미 삼아 봉화를 올렸다 망한 나라도 있지요.

주나라 여왕은 사랑하는 아내 포사의 미소를 보기 위해 일삼아 봉화를 올리다 '봉화의 신뢰'를 잃는 바람에 진짜 견융이 쳐들어와 봉화를 올렸을 때는 아무도 오지 않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결국 여왕 부자는 도망치다 잡혀 죽었고, 이로써 서주 시대는 끝나고, 동주 시대가 되며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하게 되었죠.

이처럼 사람들이 이미 확립된 약속이라고 믿는 것을 지키지 않는 것은 '신뢰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곧 패망으로 이어지게 되는 역사적 사례는 대단히 많습니다.

이회의 경우는 평소에 '긴장감 조성'이 지나쳤죠. 그리고 부화뇌동을 부추기는 얄팍한 수를 씁니다. 믿음도 못 얻은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앉아 있으니, 군사들이 아예 움직이지 않게 되어 전멸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패배를 자초하는 리더의 행태'는 '아는 척 참견하는 리더'입니다. <한비자>엔 유머러스한 일화로 이런 행태를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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