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길로 새지 않고 질주하는 스릴러…영화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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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유나(박주현 분)는 8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유명인이 되면서 큰돈을 벌게 된 유나는 연예인처럼 소속사도 생기고 거액의 이적 제안도 받는다.
박동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드라이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타로 떠오른 유나가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납치되는 사건을 그린 스릴러다.
유나 역의 박주현은 행동의 제약이 큰 비좁은 트렁크에서 요동치는 내면을 표정 변화로 보여주는 연기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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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유튜버 유나(박주현 분)는 8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김치전을 만들어 먹는 걸 보여주는 '먹방'처럼 일상생활을 담은 영상으로 인기를 누린다.
유명인이 되면서 큰돈을 벌게 된 유나는 연예인처럼 소속사도 생기고 거액의 이적 제안도 받는다.
박동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드라이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타로 떠오른 유나가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납치되는 사건을 그린 스릴러다.
처음부터 군더더기 없이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관객의 몰입을 끌어낸다. 유나가 SNS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옆길로 새지 않는다.
유나가 파트너 윤석(김도윤) 몰래 방송사 국장 진수(정웅인)와 이적 문제를 놓고 '밀당'을 벌이는 모습을 통해 서스펜스를 쌓다가 단도직입적으로 납치사건으로 들어간다.
자동차 트렁크에 감금된 채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가던 유나는 납치범으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는다. 한 시간 내로 트렁크 안에서 유튜브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6억5천만원을 끌어모으면 살려 주겠다는 것이다.
납치범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뺏지도 않고 라이브 방송까지 시키는 건 이 사건에 뭔가 특별한 배경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영화는 그 비밀을 마지막 순간까지 숨겨두면서 관객을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간결한 이야기 구조를 유지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있게 끌어가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액션 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많다. 유나를 트렁크에 가두고 질주하던 납치범이 급제동을 걸었다가 후진하면서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역주행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아쉬운 부분도 없는 건 아니다.
납치범이 유나에게 제안하는 걸 본 관객은 자연스럽게 유나가 라이브 방송에서 어떤 기지를 발휘할지 주목하게 되지만, 그 기대는 충족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이는 SNS 세계에 깊이 들어가려고 하다가 멈춘 듯한 느낌으로 남는다.
그러나 유나의 라이브 방송은 SNS의 비인간적인 단면을 드러낸다. 실시간 댓글을 다는 시청자들은 유나의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구경꾼에 머무르고, 심지어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그를 지켜보는 걸 즐기는 듯한 인상까지 준다.
유나 역의 박주현은 행동의 제약이 큰 비좁은 트렁크에서 요동치는 내면을 표정 변화로 보여주는 연기력을 발휘한다. 카메라는 클로즈업으로 그의 표정 연기를 오롯이 담아낸다.
'드라이브'는 박 감독의 데뷔작이다. 그는 범죄 액션 영화 '특송'(2022)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다.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제41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제22회 댈러스아시안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2일 개봉. 90분. 15세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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