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남자'·'소금쟁이'... 스타의 절약이 와닿지 않는 이유

우다빈 2024. 6. 2. 08: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거 '영수증'부터 '하이엔드 소금쟁이'까지 소비 습관을 고쳐주고 근검절약 예능들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필수 가결의 요소는 스타 게스트들이지만 수십, 수백 억대의 건물주가 된 이들의 '근검절약' 각오는 다소 의아함을 남긴다.

고물가 저금리 시대에서 이들의 절약 정신을 따라가도 수십 억대의 건물주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론 소비 절약을 외치는 예능의 긍정적인 영향력도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검절약 외치는 스타들의 예능 꾸준히 론칭
100억 건물주 스타들의 절약 정신?
일부 시청자들에겐 위화감 작용
과거 '영수증'부터 '하이엔드 소금쟁이'까지 소비습관과 근검절약 예능들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MBC 제공

과거 '영수증'부터 '하이엔드 소금쟁이'까지 소비 습관을 고쳐주고 근검절약 예능들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필수 가결의 요소는 스타 게스트들이지만 수십, 수백 억대의 건물주가 된 이들의 '근검절약' 각오는 다소 의아함을 남긴다. 시청자들과 출연자 간의 공감대가 희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회당 억대 출연료가 최근 화두에 오른 만큼 연예인과 비연예인 간의 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관찰 예능이 수십 편으로 쏟아졌다. 물론 일부에 국한되지만 억대를 호가하는 차와 인테리어, 또 많게는 수백억대의 집이 공개되며 때론 위화감이 들었다. 방송인 이상민의 빚 청산 에피소드가 방송에서 여러 차례 풀리면서 응원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던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다. 이상민의 경우 채무를 정산하는 과정부터 그의 궁핍한 생활이 웃음으로 포장돼 꾸준히 다뤄졌다.

이처럼 가난을 전시하거나 이미지 메이킹, 콘셉트로 활용하는 이들이 즐비한 만큼 연예인들이 비연예인의 소비에 진심으로 이입할 수 있을지 궁금함마저 든다. 특히 최근 소비를 조명하는 예능이 론칭되고 있는 만큼 기시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근 방송 중인 MBC '짠남자'는 절약이 몸에 밴 MC들이 사람들의 집을 습격해 낭비 습관을 고쳐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래퍼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출연해 한 끼에 99만 원을 결제하고 명품 브랜드 L사 매장에서 526만 원의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국은 신용카드를 자르고 현금 사용을 지향하는 솔루션을 내놓았지만 언에듀케이티드는 현금 2천만 원을 들고 나타났다. 김종국은 연예계 내 짠돌이로 유명하지만 현재 그가 살고 있는 곳은 매매가 약 25억대에 달하며 과거 매매가 약 10대 안팎의 아파트를 부모님에게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또 KBS2 '하이엔드 소금쟁이'에 출연 중인 양세형은 100억 건물주로 유명하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양세형은 "쓸 때는 확실히 쓰지만 안 써야 할 때는 확실히 안 쓴다"라면서 목돈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을 짚기도 했다. 양세형은 과거 대출이 제한돼 동료인 박나래에게 1억 원을 빌려야 했던 사연을 방송에서 고백한 바 있다.

이들의 검소한 소비 형태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스타들의 수입이 비연예인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 저금리 시대에서 이들의 절약 정신을 따라가도 수십 억대의 건물주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론 소비 절약을 외치는 예능의 긍정적인 영향력도 있다. 무지성의 소비보다 체계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효율적인 저축 방식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러한 결의 예능들이 스타를 내세웠을 때 야기되는 한계점 또한 고려해야 할 영역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