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니스트 판 우스텐 “종교적 신념과 음악은 뗄 수 없는 관계”

이정우 기자 2024. 6. 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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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오르간은 '한 대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린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 최정상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은 "무한대의 음색과 역동적인 가능성을 가졌다"고 오르간의 매력을 정의내렸다.

판 우스텐은 "'수난 교향곡'은 오르간을 위한 교회 교향곡 음악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라며 "그리스도의 생애가 음악적으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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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롯데문화재단 제공

파이프 오르간은 ‘한 대의 오케스트라’라고 불린다. 압도적인 크기에 걸맞게 수많은 소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 최정상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은 "무한대의 음색과 역동적인 가능성을 가졌다"고 오르간의 매력을 정의내렸다. "조용한 명상부터 황홀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와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악기입니다."

2일 부천아트센터,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판 우스텐은 "모차르트는 오르간을 ‘악기의 제왕’이라 불렀고, 프랑스 작곡가 비도르는 ‘모든 악기 중 영원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유일한 악기’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장기인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작품을 연주한다. 판 우스텐은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은 멜로디의 우아함, 다채로운 화음, 구성의 명료성과 함께 연극적 음악 스타일과 고전적 전통의 요소가 결합돼 있다"고 설명했다.

판 우스텐은 "어렸을 때인 1960년대엔 프랑스 교향악 오르간 음악은 금단의 레퍼토리로 여겨졌고, 네덜란드에선 연주하는 연주자가 거의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낭만적인 오르간 음악도 좋아했다. 그래서 함께 프랑스 오르간 음악을 어릴 적 듣게 됐고, 듣자마자 즉시 매료됐다"고 말했다. "저는 프랑스 낭만시대 작품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이후에 바로크 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음악적으로 거꾸로 시작했던 거죠."

내한 공연은 상이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부천에서는 뒤프레가 편곡한 바흐의 칸타타 BWV 29 ‘주여 감사드리나이다’ 중 신포니아와 빈제미우스 편곡의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 중 2악장, 프랑크의 코랄 제2번 b단조, 비에른의 24개의 환상적 소품 중 3곡, 비도르의 오르간 교향곡 제5번 f단조가 연주된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비에른의 ‘세 개의 즉흥곡’ 중 ‘주교의 행렬’, 프랑크의 코랄 제 1번 E장조, 비도르 오르간 교향곡 제5번 f단조 1악장, 뒤프레의 ‘수난 교향곡’ 전 악장이 연주된다. 특히 ‘수난 교향곡’은 연주 난이도가 높은 대작이자 프랑스 오르간 음악의 정수로 손꼽힌다. 판 우스텐은 "‘수난 교향곡’은 오르간을 위한 교회 교향곡 음악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라며 "그리스도의 생애가 음악적으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11살부터 지금까지 오랜 기간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판 우스텐은 "제 종교적 신념과 음악적 표현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오르간을 연주할 때 항상 깊은 영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르간이 매혹적인 콘서트 악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에요."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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