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원 방사선 피폭됐다는데…방사능·방사선은 얼마나 위험할까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 근무하던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즉각 인력을 파견해 사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안위에 따르면 방사선에 피폭돼 손가락이 붓는 등 이상 증세가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도 혈액검사에서는 정상 소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원안위는 향후 이를 추적 관찰한다는 계획입니다. 방사선 피폭,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용어 정리를 하겠습니다. 방사선이 나오는 원소를 ‘방사성 원소’라고 합니다. 방사선이 나오는 물질은 ‘방사성 물질’이라고 부릅니다. 방사선의 강도를 ‘방사능’이라고 합니다. 방사선은 왜 나오는 것일까요. 이 세상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자는 핵, 전자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안정한 전자(들뜬 전자)가 안정한 상태로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내듯이 원자핵도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난 사람이, ‘화’를 내고 나면 안정되듯, 불안정한 원자핵이 안정한 상태로 가면서 에너지를 발생하고 이를 방사선이라고 합니다.
방사선에 노출되면 DNA에 변이가 발생하면서 기존 개체가 갖지 못했던 형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태아가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에는 세포 분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X-맨에는 방사선에 노출된 뒤 ‘특별한 힘’을 갖는 상황이 등장하는데요, 이를 ‘돌연변이’라고 합니다. 실제 우리 삶에서 나타나는 돌연변이는 대부분 ‘열성’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방사능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에너지’입니다.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가 대표적입니다. 암세포에 방사선을 쏘이면 세포가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방사선에 피폭됐다고 해서 항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X-레이 촬영은 물론 CT 촬영을 해도 우리는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횡단할 때도 우리는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에 노출됩니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 몸은 항상 방사선에 노출돼 있습니다. 40억년 전 지구가 처음 생성됐을 때 많은 방사성 핵종이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대부분 사라졌지만 미량의 방사선이 돌, 흙으로부터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2㏜(시버트)처럼 강한 방사선에 피폭되면 메스꺼움이나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2~3㏜에 노출되면 30일 뒤 사망률이 30%를 넘어섭니다. 50~80㏜ 세기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수 초~수 분 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에서는 ‘음이온’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음이온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나 분자가 음의 전기를 띠고 있는 전자를 하나 더 가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음이온을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바로 방사성물질을 이용하는 겁니다. 방사성물질에서 나온 방사선이 공기 중에 있는 물 분자를 쪼개고, 이때 음이온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합니다. 과거에는 일본, 한국의 여러 대기업도 음이온을 만드는 가전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폭포가 있거나, 숲에 가면 상쾌한 이유가 음이온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는 역시 희박합니다. 온도가 낮고 바람이 불고, 물을 맞아서 시원함을 느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래저래 방사성물질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우려, 위험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방사선이 무섭다고 다리가 아픈데 X-레이를 촬영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건강에 더 악영향을 미칩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불교에 모욕적”…국내서 난리난 뉴진스님, 싱가포르 공연은 취소 - 매일경제
- “배달수수료 아끼려 포장 주문 했는데”…배민, 내달 1일부터 ‘포장 수수료’ 부과 - 매일경제
- 맹비난 쏟아낸 해병대 예비역들…특검법, 與에 비수 되어 돌아오나 - 매일경제
- 합참 “北, 대남 오물 풍선 또 살포…낙하물 주의” - 매일경제
- “저는 고속버스·KTX 타고 가요”…22대 국회 개원, 출근길 인증샷 ‘화제’ - 매일경제
- 집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툭’ 놓고 간 봉지 내용물 보고 경약 - 매일경제
- 중부내륙고속도로서 반대 차선 넘어간 SUV, 4중 추돌…7명 사상 - 매일경제
- “자고 일어났는데 전 여친 숨져 있어”…경찰 조사 - 매일경제
- “장난삼아”…놀이터 미끄럼틀에 뾰족한 가위 꽂은 10대들 - 매일경제
- 성 착취물 제작 집행유예 도중 음주운전 사고까지…‘최동원상 출신’ 1차 지명 사이드암 끝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