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아, 잘했어"…송건희, '선재 업고 튀어'를 보내며[인터뷰S]

장진리 기자 2024. 6.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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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건희. 출처| tvN 선재 업고 튀어 공식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선재 업고 튀어’에 출연한 배우 송건희가 ‘해피엔딩’으로 김태성을 떠나보냈다.

28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는 류선재(변우석)가 임솔(김혜윤)에 대한 모든 기억을 되찾고,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같은 미래를 보며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얼짱’ 출신으로 쇼핑몰을 운영했던 김태성은 임솔의 타임슬립으로 형사가 돼 새로운 미래를 맞이했고, 포기를 모르는 끈질긴 수사 끝에 번번이 임솔, 류선재의 슬픈 결말을 부른 ‘연쇄살인범’ 김영수(허형규)와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어냈다.

김태성은 좋아했던 임솔을 류선재에게 보내며 “우리 솔이 잘해줘라”라고 진심으로 부탁하고, 류선재는 만취한 가운데 “네가 끝내줬다”고 김태성을 끌어안으며 우정까지 잡은 진정한 해피엔딩을 그렸다. 좋아하는 여자를 웃으며 다른 남자에게 보내는 김태성의 엔딩에 송건희는 “저는 만족한다. 태성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송건희는 팬들과 함께하는 메시지 플랫폼에서 ‘낭만을 연기하고 싶었다’를 ‘선재 업고 튀어’ 출연 이유로 꼽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낭만’에 대해 송건희는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모습”이라며 “제가 그때를 떠올려보면 그때는 정말 솔직했다. ‘오글거린다’라는 말도 없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감정표현에도 솔직하고, 그런 모습을 담은 드라마도 나왔다. 사람들이 옷도 자기만의 스타일대로 입고 지금처럼 획일화된 모습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제게 2008년 그때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니, 쉽지 오지 않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낭만을 얘기해보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선재 업고 튀어’ 촬영장은 송건희가 김태성을 즐겁게 만들어간 곳이었다. 송건희는 “정말 많은 장면을 즐겁게 찍었다. 초반에 찍은 장면들은 저도 태성이가 덜 붙었던 부분들이 있어서 감독님과 회의를 많이 하면서 같이 만들어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119’ 대사 역시 제 애드리브였다. 과거로 돌아가면 막았어야 했을 것이고, 태성이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런 애드리브를 했다. 태성이가 경찰이 됐지만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은 건의를 드렸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아닐 때는 (과거) 태성이의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직접 제안해 타임슬립 후 김태성의 면모를 그려간 과정을 설명했다.

송건희가 생각하는 김태성은 ‘겉바속촉’형 소년이다. 속은 여리지만 표현에 미숙한 아이, 사실은 사랑과 사람이 누구보다 필요했던 소년이 송건희가 만들어내고 싶었고, 만들어낸 인물이다.

송건희는 “(김)태성이가 왜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해봤다. 태성이는 사실 마음이 여리다. 그래서 장난치듯이 얘기하는 것도 맞고, 실제 감정을 얘기하는 것에도 굉장히 미숙하다. 솔이한테도 ‘내가 널 좋아했나?’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그래서 태성이의 마음을 굉장히 많이 엿보고 들여다보려고 했고, 사람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드라마 기획 의도에는 태성이가 인기남이고, 관심을 좋아해서 밴드를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밴드를 시작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고 생각했다. 인기의 척도도 있었지만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는 태성이한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밴드와 음악이 어쩌면 태성이의 도피처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라고 주어진 대본 뒤까지 내다본 열정을 드러냈다.

▲ 송건희. 제공| tvN 선재 업고 튀어

임솔을 연기한 김혜윤과 송건희는 ‘스카이 캐슬’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사이다. 김혜윤과 잘 아는 만큼 편했다는 송건희는 “호흡이 너무 편했다. 누나가 있어서 의지할 수 있었다. 저한테도 도전이었고, 너무 조심스러웠다 보니 이 연기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누나한테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투닥거리는 케미스트리가 나온 게 아닐까. 덕분에 너무 편하게 태성이한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두 사람의 현실 호흡이 작품까지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다 끝나고 나서 되게 벅찼다. 촬영을 길게 하다 보니까. ‘이게 정말 끝났나?’ 믿기지가 않더라. 너무 고생하면서 찍어서 서로 눈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다”라고 김혜윤과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선재 업고 튀어’가 신드롬이 되기까지 ‘꽃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꼬박 1년 가까이를 촬영에 쏟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촬영을 잠시 멈추고 재정비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런 과정 속 촬영을 마쳤지만 삭제된 장면과 설정도, 새롭게 추가된 신도 있었다.

송건희는 “중간에 잠깐 쉬어가는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도 계속 태성이를 연습했고, 좀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같이 작품을 만들어갔다. 저는 그 시간들이 좋았다. 지금의 ‘선재 업고 튀어’가 되기 위해 이런 시간을 겪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캐릭터 수정도 있었다. 원래 어머니와 전사가 있었다. 태성이가 애들이랑 치고받고 싸우고 경찰서에 가게 된 이유가 그 애들이 제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해서 그런 거였는데 그 부분이 안 나왔다”라고 귀띔했다.

송건희는 자신의 SNS에 그때 그시절로 돌아간 듯한 김혜윤의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송건희는 “그 영상은 2004년식 디지털 카메라로 찍었다. 예전 방식의 디지털 카메라인데 이때 맞춰서 사서 찍고 싶었다. 안 그래도 구매할 생각이 있었는데, 이 기회에 구매해서 날짜 세팅도 일부러 맞췄다. ‘선재 업고 튀어’ 촬영 초반에 당근마켓에서 사서 직접 거래했다”라고 했다.

이어 “필름 카메라를 좋아하다 보니까 필름으로 계속 찍었는데 편안하게 찍을 수 있는 걸 하나 더 영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람이 계속 욕심이 생기더라. 혜윤 누나 말고 다른 배우 소장본도 더 있는지 봐야 한다. 안 올린 사진들도 있는데 정말 괜찮다면 허락을 받고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SNS에 업로드하겠다”라고 말했다.

▲ 송건희. 출처| tvN 선재 업고 튀어 공식 홈페이지

송건희는 ‘소통 천재’로 각광받고 있다. 팬들과 메시지로 소통할 수 있는 버블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까지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부지런하고 다정한 면모가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

그는 “인스타그램은 원래 하고 있었고, ‘최종병기 앨리스’라는 작품을 하면서 트위터를 하게 됐다. 제 친구도 자꾸 트위터 하라고 하고, 트위터가 되게 재밌다고 하더라. 그런데 잘 모르겠어서 팬분들한테 트위터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튜브는 영상 기록을 남기려고 했던 것이었고, 블로그는 장문으로 하는 말들을 남기고 싶었다. 조금씩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했다.

쓰임도 느낌도 다른 SNS 운영을 위해 송건희가 지키는 규칙도 있다. 송건희는 “인스타그램에는 잘 나온 사진을 올린다. 감성 사진?”이라며 “트위터는 감성 사진 이면에 있는 모습을 올리고 그걸 찍는 과정 같은 걸 공개한다. 진짜 제가 먹고 싶은 게 생기거나 그런 순간의 짧은 글, 일상적 모습을 올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로그는 일기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옮기게 됐다. 쓰다 보면 기분이 좋고 행복해서 제겐 힐링 창구다. 유튜브는 원래 브이로그를 올렸다. 나중에 브이로그를 다시 하고 싶은데 그때는 직접 편집하고 싶다. 예전에는 잘 아는 감독님이 ‘일상을 기록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해주신 감독님이 계셔서 감독님의 도움을 받았다. 어쩌다 보니 운영하기가 어려워졌고 잠정적으로 멈추게 됐다. 텀이 있다 보니까 쉽사리 다시 도전하기가 어려워서 다시 브이로그를 올리기 전까지는 행복했던 영상들을 기록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짧은 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10초 내외의 영상을 꾸준히 올리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송건희는 “봐달라는 건 아니었고 그냥 셀프 기록용이었는데 많이 좋아해주시더라. 다시 할 거면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제가 직접 찍고 편집까지 하고 싶다. 영상 중에 제가 편집을 시도했던 것도 있다. 자막을 되게 이상하게 넣었다. 초보 같다”며 “편집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서 열심히 가르쳐 주겠다고 해서 열심히 배워보겠다”고 ‘브이로거’ 도전 계획도 전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송건희가 ‘번 아웃’으로 고통받던 시기 만난 구원 같은 작품이다. 산티아고 순례길로 훌쩍 떠나려던 송건희는 ‘선재 업고 튀어’와 김태성을 만나 새로운 동력을 얻었고, 시청자들의 사랑 속에 자기 확신까지 획득했다. 늘 조급했던 마음은 김태성을 넘어 송건희를 믿고 지지한 시청자들의 응원으로 꽉 채웠다. ‘이게 맞나’라던 물음표는 ‘이게 맞다’는 믿음으로 내일의 송건희로 향하는 확신의 이정표가 됐다.

송건희는 “사실 완벽주의가 심했다. 한 장면을 찍으면 그 장면에 대한 생각이 며칠이 가니까 사람이 바보가 되는 느낌도 있었다. 수많은 생각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니까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선재 업고 튀어’를 만나 완벽주의도 추구하지만 어느 정도 여유는 허용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확인한 것 같아서 한층 한계단 성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 송건희. 출처| tvN 선재 업고 튀어 공식 홈페이지

연기가 때로는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는 과정일지라도 송건희는 매년 발전하고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매년 제 모습이 달라진다. 연기를 하면서 제가 부족했던 부분을 경험하기도 하고, 제 실제 말버릇과 태도를 보게 되기도 한다. 인물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도 있고, 닮고 싶지 않은 점도 있다. 제가 좋아하는 게 싫어하는 게 어떤 건지 알아가는 자기 확신 속에 매 순간 겸손해지고 성장하는 것 같다. 제가 연기하는 순간들로 인해서 삶이 변화했다는 분들을 보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이라도 더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제 노력이 눈에 보이고, 따뜻한 응원들을 들을 때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약도 없다는 시청자들의 월요병을 치료해준 유일한 답이었다. “월요병 치료제라는 말이 너무 기분 좋았고 행복했다”는 송건희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은숙 작가님의 드라마를 해도 잘할 수 있겠다고 ‘꽂아달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감격스러웠다. 김은숙 작가님 ‘미스터 션샤인’만 3번을 봤는데 변요한 선배님이 연기하신 김희성 역할 같이 남성미 있으면서도 능글맞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주인공 남녀가 이뤄져야 ‘해피엔딩’이기에 ‘섭남(서브 남주)’에게 사랑이 허락되기란 쉽지 않다. 임솔의 행복을 빌어주는 김태성의 입장을 생각하던 송건희는 “그래도 참 예쁜 사람을 좋아했구나 생각했다. 태성이를 많이 바꿨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솔이랑 이어졌으면 참 좋았겠지만, 참 좋은 짝사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이었을 것 같다. 너무 나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도 태성이의 방식이다”라고 했다.

이어 “태성이는 결말에 대해 ‘잘 선택했다’, ‘잘했다’고 그랬을 것 같다. 태성이한테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네가 했던 행동들에 후회 없겠다’ 그런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며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많은 힘을 받았다. 더 좋은 역할로,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선재 업고 튀어’와 작별 인사를 전했다.

▲ 송건희. 출처| tvN 선재 업고 튀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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