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질주 3루타 & 싹쓸이 2루타 쾅쾅!' 김하성, 멀티히트 3타점 '원맨쇼'…호수비 퍼레이드는 '덤' 이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그야말로 '원맨쇼' 경기를 선보였다. 그 어떠한 선수도 공·수·주에서 김하성보다 존재감을 뽐냈던 선수는 없었다.
김하성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원정 맞대결에 유격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17에서 0.222까지 대폭 상승했다.
▲ 선발 라인업
샌디에이고 : 루이스 아라에즈(1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매니 마차도(3루수)-도노반 솔라노(지명타자)-잭슨 메릴(중견수)-김하성(유격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 선발 투수 랜디 바스케스.
캔자스시티 : 마이켈 가르시아(3루수)-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비니 파스콴티노(1루수)-살바도르 페레즈(지명타자)-넬슨 벨라스케스(우익수)-닉 로프틴(2루수)-MJ 멜렌데즈(좌익수)-프레디 페르민(포수)-디아론 블랑코(중견수), 선발 투수 알렉 마쉬.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주포지션인 유격수로 돌아온 김하성은 올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6경기에서 타율 0.273로 스타트를 끊은 김하성은 4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한 달 동안 타율은 0.202에 그쳤다. 5월 일정이 시작된 후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는 그림을 보였지만, 타율은 월간 타율은 0.217로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김하성은 지난달 3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맞대결에서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리더니, 전날(1일) 안타와 볼넷을 한 개씩 생산, 두 차례 홈을 밟으며 팀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이날은 첫 번째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8번째, 올 시즌 3번째 3루타를 폭발시켰다. 김하성은 1-2로 근소하게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캔자스시티 선발 알렉 마쉬가 던진 초구 93.8마일(약 151km) 직구를 제대로 통타했다.
김하성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그대로 카우프만 스타디움의 좌중간을 갈랐고, 이때 작정한 듯 스피드를 올렸다. 카우프만 스타디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드문 좌우 대칭형 구장으로 매우 큰 편에 속한다. 이에 2루 베이스를 지난 뒤에도 김하성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3루까지 내달린 결과 여유 있게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그리고 김하성은 루이스 아라에즈의 좌익수 뜬공 타구에 홈을 파고들면서 동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김하성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식지 않았다. 김하성은 2-3으로 뒤진 4회초 매니 마차도의 볼넷, 도노반 솔라나와 잭슨 메릴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이번에는 마쉬의 4구째 86.1마일(약 138.6km) 스위퍼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다시 한번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 결과 중견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고, 세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작렬시켰다.
3루타-2루타를 폭발시키면서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김하성의 세 번째 타석에서 결과는 아쉬웠다. 김하성은 6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캔자스시티의 바뀐 투수 윌 스미스와 맞붙었고, 초구 92.3마일(약 148.5km) 포심 패스트볼이 몸족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되자 홈런을 노리는 듯한 큰 스윙을 가져갔으나,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김하성은 공격뿐만이 아닌 수비에서도 빛났다. 5-3으로 앞선 7회말 1사 2루에서 캔자스시티 디아론 블랑코가 친 타구가 무려 100.2마일(약 161.3km)의 속도로 김하성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김하성이 백핸드로 타구를 잡아냈고, 무게 중심이 무너지는 것을 하체의 힘으로 버텨낸 뒤 그대로 자세를 돌려 노스텝으로 공을 던지는 압권의 수비를 펼쳤다. 이에 바뀐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을 비롯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하성은 이후에도 마이켈 가르시아가 친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뒤 백핸드 캐치 점핑 스로우를 선보였다. 김하성의 송구는 완벽하게 1루수 글러브로 향했으나, 아웃카운트로 연결되진 않았다. 그러나 가르시아의 타구를 내야에 가둔 것만으로 한 점을 막아내는데 성공했고, 샌디에이고는 해당 이닝을 실점 없이 넘기며 승기를 드높였다.
김하성은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서 캔자스시티의 샘 롱과 맞붙었고, 4구째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에 형성되는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말 경기를 매듭짓는 과정에서도 김하성은 호수비로 팀에 큰 힘을 보탰고, 이날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결과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날(1일) 치열한 난타전 끝에 캔자스시티를 격파했던 샌디에이고는 이날 경기도 승리로 장식하며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하성이 있었다. 선취점은 먼저 손에 넣은 것은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기선제압의 솔로홈런을 터뜨리는데 성공, 다섯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1-0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하게 주고 받았다. 캔자스시티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바비 위트 주니어가 안타로 출루,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비니 파스콴티노가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3회초 김하성의 3루타로 마련된 찬스에서 루이스 아라에즈가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는데, 캔자스시티는 3회말 디아론 블랑코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 등으로 기회를 만들어냈고, 파스콴티노가 다시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경기 초반부터 달아오른 타격전. 이 경기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김하성이었다. 샌디에이고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물꼬를 틀더니, 도노반 솔라노와 잭슨 메릴이 연속 안타를 쳐내며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첫 번째 타석에서 3루타를 터뜨렸던 김하성이 등장했고, 이번에는 모든 주자를 쓸어담는 3타점 2루타를 대폭발시키며 5-3으로 다시 경기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이후 좀처럼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샌디에이고는 9회초 공격에서 카일 히가시오카의 솔로홈런, 주릭슨 프로파가 승기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7-3까지 달아났고,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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