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명대까지 떨어졌는데... "신생아 특례, 면적 기준도 풀어라"
저출산 쇼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시행 중인 '신생아 특례대출'의 면적 제한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부터 지난 4월 23일까지 약 3개월간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건수는 2만948건, 대출 규모로는 5조17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입자금대출(디딤돌) 신청은 1만4734건·4조28억원 규모, 전세자금대출(버팀목) 신청은 6214건, 1조694억원 규모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연초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른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 프로그램 중 기존 버팀목(구입)·디딤돌(전세) 대출과 차별화해 출산 가구에 특화된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출시됐다. 대상주택 구입가액이 9억원·전세 5억원 이하 내에서 대출 구입 5억원·전세 3억원 이하로 가능하다. 이자율은 구입 1.6~3.3%, 전세 1.1~3.0% 수준이다. 저리로 주택 구입·전세 대출이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당초 소득요건도 구입·전세 모두 1억3000만원으로 한정했는데 정부 지원 대출 소득 기준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페널티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대출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올 3분기 중 2억원 이하로 조정될 예정이다.
실제 출생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이 처음으로 0.7명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3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1년 전 0.82명보다 0.06명 줄며 처음으로 0.8명선이 붕괴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남은 기간 합계출산율은 더 내려갈 공산이 크다.
이렇듯 정부 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 대도시 중산층 신혼부부가 이용하기에는 제약 요인이 일부 남아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에서는 지원대상 주택규모를 한정하는 것에 대해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출 가능 대상으로 주택 가격뿐 아니라 면적 제한이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비수도권의 도시 지역이 아닌 읍면지역은 전용면적 100㎡ 이하로 한정했다. 이는 주택법 제2조제6호에 따른 '국민주택규모' 이하 규정에 따른 것이다.
조사처는 "주택의 가격 차이는 건축비보다 주택이 입지하는 토지 가격이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택 규모가 작다고 주택가격이 더 낮은 것이 아니다"고 짚었다. 이어 "주택 규모를 기준으로 공적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되면 역차별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 송도더샵마스터뷰 아파트 전용 84㎡ 주택의 최근 매매 거래금액은 8억4000만원이고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비전롯데캐슬 아파트 전용 122.5㎡ 주택은 4억1700만원이다. 송도더샵마스터뷰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가능하지만 비전롯데캐슬은 불가능하다.
지원대상을 국민주택규모로 한정할 경우 자녀 수에 맞는 방수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만약 성별이 다른 3자녀 이상인 가구의 경우 주택당 방수가 4개 이상은 있어야 양육을 하는 데 있어 원활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전용 84㎡ 주택은 사실상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도 "신생아 특례 대출 면적 제한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된 바 있다. 청원인은 "지난해 주택을 구입해 이사하고 그해 11월 늦둥이 신생아를 출산한 터라 주택 대환 대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면적 제한에 걸려 신생아 특례대출을 신청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가 커지고 자녀 수가 늘어나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큰 집으로 옮겨가고 싶은 욕구가 든다"며 "경기도에 사는 우리 가족은 통근 거리가 멀더라도 더 넓은 주거 공간을 누리고 싶어 선택했는데 출산 장려를 위해 면적 제한도 폐지해달라"고 주장했다.
조사처는 '주택도시기금법' 제9조 개정을 통해 주택도시기금 출·융자 용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거나 면적 제한 규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의 구입·임차 또는 개량' 문구를 '주택의 구입·임차 또는 개량'으로 바꾸는 것이다.
조사처는 "신생아대출이 대환대출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향후 실질적인 신생아 출생가구의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정부는 면적 기준 완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모든 주택에 대한 기금 대출 뿐 아니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제공하는 공공주택도 85㎡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점점 더 핵가족화되고 있고 1인 가구도 많아지는 반면 기금은 한정돼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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