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특별한 곳인데…" FA 배신에 실망한 고향팬들의 야유, 연타석 홈런 응답 '양키스 최초' 역사 썼다
[OSEN=이상학 기자] 뉴욕 양키스 ‘캡틴’ 애런 저지(32)가 구단 최초로 월간 홈런 14개, 2루타 12개를 기록했다. ‘쳤다 하면 장타’ 수준으로 5월의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저지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시즌 19~20호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양키스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저지가 1회 첫 타석에 들어서자 오라클파크를 메운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지난 2022년 아메리칸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62홈런 기록을 세운 뒤 FA 시장에 나온 저지는 ‘고향팀’ 샌프란시스코 러브콜을 받고 오라클파크를 찾아 미팅을 갖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와 협상한 날, 저지는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심야에 문자를 주고받은 뒤 전화 통화로 계약을 합의했다.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샌프란시스코가 제시한 조건에 맞춰주기로 했고, 저지는 9년 3억6000만 달러에 양키스에 남으며 주장 완장을 찼다. 저지가 올 줄 알고 기대한 샌프란시스코 팬들로선 실망스런 일이었다.
그 이후 처음으로 이날 샌프란시스코 원정에 나섰고, 팬들의 야유가 나왔다. 하지만 저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유격수 내야 안타로 시작한 저지는 3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조던 힉스의 8구째 몸쪽 낮게 떨어진 스플리터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04.4마일(168.0km), 비거리 394피트(120.1m), 발사각 27도로 측정된 시즌 19호 홈런. 역전 결승포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6회에도 홈런을 쏘아 올렸다. 힉스의 5구째 몸쪽 싱커를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겼다. 시속 112.3마일(180.7km)로 무려 426피트(129.8m)를 날아간 대형 홈런으로 발사각은 32도. 4-1로 달아나는 솔로포로 시즌 20홈런을 돌파한 순간이었다.
‘뉴욕포스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저지가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신난 모습이었다. 이 근처 지역 출신이라서 그런지 에너지가 평소보다 더 넘쳐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 전에는 기대감을 컨트롤하기 힘들었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힌 저지는 “어릴 때 추억이 떠올랐다. 난 자이언츠 팬으로 자랐고, 이곳은 특별한 곳이다. 여기에 야구 보러 오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반대편에서 경기장에 서니 정말 멋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지시간으로 5월 마지막 날이었던 이날까지 저지는 5월 28경기 타율 3할7푼1리(97타수 36안타) 14홈런 22타점 22볼넷 29삼진 출루율 .488 장타율 .928 OPS 1.416로 대폭발했다. 2루타도 12개를 터뜨렸다. 월간 홈런 14개, 2루타 12개 이상 기록한 양키스 선수는 저지가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지난 1930년 7월 홈런과 2루타를 12개씩 기록한 루 게릭을 뛰어넘었다.
시즌 전체 성적도 59경기 타율 2할8푼2리(213타수 60안타) 20홈런 45타점 40득점 45볼넷 67삼진 출루율 .408 장타율 .648 OPS 1.056.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밟은 저지는 홈런, 장타율, OPS 부문 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2루타는 18개로 2위이며 출루율 4위, 타점 5위에 랭크됐다. 저지의 활약 속에 양키스도 아메리칸리그(AL)에서 가장 먼저 40승(19패) 고지를 밟으며 동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이날 7⅓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를 거둔 양키스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은 “저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놀랍다. 우리 모두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의 매일 당연하게 하고 있지만 정말정말 놀라운 일이다”고 칭찬했다. 절친한 1루수 앤서니 리조는 “저지는 우리의 심장이다. 그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매일 특별하다”고 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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