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KTX-이음 정차역 유치전 '후끈'…북구·울주 "우리가 적격"

장지현 2024. 6. 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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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준고속열차, 내년 청량리∼부전 완전 개통…올해 10월 미개통 역 확정
울산시, 국토부에 태화강역과 함께 북울산·남창역에도 정차 요청
KTX-이음 [한국철도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서울과 부산을 잇는 중앙선 준고속열차 'KTX-이음' 정차역 유치를 두고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토교통부의 정차역 결정을 4개월여 앞두고 동해선 북울산역과 남창역을 각각 보유한 북구와 울주군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2일 한국철도공사·울산시 등에 따르면 KTX-이음은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을 연결하는 최대시속 260㎞의 준고속열차다.

2021년 1월 중앙선 노선을 따라 1단계 구간(청량리∼안동)을 우선 개통해 운행 중이다.

올해 말 안동∼영천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동해선을 지나가는 2단계 구간(안동∼부전)이 연장된다.

전 구간 개통 시 청량리에서 부전까지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미개통 구간 내 정차역은 올해 10월께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ktx-이음 [코레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 내 KTX-이음 정차역으로 가장 유력한 곳은 남구 태화강역이다.

태화강역은 울산의 유일한 KTX 정차역인 울산역에 비해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KTX 정차 요구 목소리가 나온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부·울·경 지역발전 협력 회의에서 KTX-이음 부전역 연장 개통 계획을 밝히면서 '태화강역 정차'를 언급한 바 있다.

'사실상 확정'으로 보는 태화강역 외에 추가 정차역 유치를 두고 동해선 전철역을 보유한 울산지역 기초단체들이 경합하고 있다.

신설 태화강역 [국가철도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2021년 개통된 북울산역을 보유한 북구다.

북구는 지난해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북울산역 정차 논리 개발에 주력했다.

이미 철로와 역사 등이 확보돼 추가 건설 비용이 들지 않고, 광역전철 연장 운행 등으로 장래 교통수요 증가가 예상돼 경제적·정책적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주 요지였다.

북울산역 정차 시 중구와 경주 남부권 주민도 혜택을 입을 것이라며 수혜 인구가 33만여 명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민·관·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가 하면, 지난 4월에는 북울산역 KTX-정차 시 연간 42만4천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민간 차량공유 기업 쏘카의 차량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인근에 현대차 공장과 산업단지가 다수 위치해 비즈니스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점, 강동 몽돌해변과 정자항 등 관광수요도 클 것이라는 점도 주요 논리다.

북구청장 차원의 서한문을 인근 기업에 보내며 유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차원의 움직임도 뚜렷하다.

북구 주민들은 최근 북울산역 정차역 유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북구 광역교통 발전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10만명 참여를 목표로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기자회견을 열고 "북울산역이 KTX-이음 정차역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신설 북울산역 [국가철도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창역이 위치한 울주군도 유치 열기가 뜨겁다.

울주군은 지난 2월 '대중교통 연계망 확충 및 개선방안 수립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KTX-이음 남창역 정차 타당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창역도 북울산역과 마찬가지로 추가 건설비용이 없이 정차할 수 있는 점을 앞세웠다.

이미 KTX 울산역이 조성된 울주군 남부권을 중심으로 도시철도, 광역철도, 준고속철도가 함께 연결되며 울산과 부산·경남 간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근 국가산업단지인 온산공단에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들었다.

울주군은 지역 기업들이 남창역 유치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울주군중소기업협의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울주군은)자족형 복합신도시 조성으로 정주 여건이 강화되고, 인구 유입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 명확하므로 이에 맞는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KTX-이음의 남창역 정차 필요성을 강조했다.

울주군 남창역 [울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차역 유치 경쟁이 격화하며 일각에서는 '사실상 확정'으로 여겨지는 태화강역을 제외하고 북울산역·남창역 2곳에 정차역을 유치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북구의회 박재완 의원은 지난해 열린 의회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태화강역은 현재도 교통체증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데다, 도시 중심지에 위치해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도 쉽지 않다"며 "(북울산역·남창역 두 곳에) 정차역이 유치된다면 역세권 개발 등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는 최근 국토교통부 관계자를 만나 태화강·북울산·남창 등 3개 역 모두에 KTX-이음이 정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3개 역 모두에 정차하게 되면 역 간 거리가 지나치게 좁아져 '준고속열차'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어느 쪽이 유력하다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부산에 어떤 정차역이 선정되는지에 따라 울산 정차역도 맞물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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