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 지분 가치 2조 됐는데…'속쓰린' 주가 상승

2024. 6. 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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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지배구조 이슈에 노출됐다.

SK 주가가 상승하면서 최 회장 보유 지분 가치도 점프했지만 매각할 수 없어 셈법은 복잡하다.

SK 주식 17.7%를 소유한 최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2조2863억원을 기록 중이다.

만기 이전에 SK실트론 IPO나 지분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SK와 최 회장이 증권사에 사전에 정산해줘야 하는 금액은 4200억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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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 이슈 부각, 1.3조 재산 분할 핵심 카드
SK실트론 활용법 '반신반의'
SK그룹 자금 조달 과제 산적
최태원 SK 회장이 5월 28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SK그룹이 지배구조 이슈에 노출됐다.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이혼소송 결과 1조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마련하는 미션에 직면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 개인 지분이 담긴 SK㈜와 SK실트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SK 주가가 상승하면서 최 회장 보유 지분 가치도 점프했지만 매각할 수 없어 셈법은 복잡하다. SK실트론의 경우 매입 당시 활용한 거래 구조 탓에 실질적 소유자가 아닌 만큼 최 회장에게 충분한 현금을 안겨줄지도 미지수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영업일 SK 주가는 전장 대비 11.5% 상승한 17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사이에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13조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SK 주식 17.7%를 소유한 최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2조2863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30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이후 SK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판결 결과 최 회장이 소유한 주식이 분할 대상 자산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시장에서는 SK가 주주 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최 회장이 재산 분할을 이행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SK 주식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물론 단순히 지분을 매각하는 카드는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은 SK 지분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 의결권이 낮아질수록 입지도 좁아진다. 따라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하면서 지분율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SK의 소액주주 역시 주식 가치 상승과 배당 확대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오너 가정사로 SK 주가는 상승했으나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는 위기 상황이다. SK그룹은 배터리와 반도체 사업에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시장을 활용해 비주력 사업 매각과 주력 사업의 투자 유치를 병행하는 가운데 최 회장을 위한 자금 1조3808억원을 만드는 미션이 추가로 떨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SK의 알짜 자회사 SK실트론 지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추측하지만 실제로 SK와 최 회장에 충분한 현금을 안겨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SK는 2017년 1월 SK실트론 주식 51%를 6200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나머지 49%에 대해 TRS(총수익스왑) 방식으로 사들였다. 추가로 매입한 지분은 SK가 19.6%, 최 회장이 29.4%씩 책임졌다.

TRS의 경제적 실질은 대출로 투자자인 증권사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자본이득이나 손실을 계약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대신 이자를 수령하는 구조다. 차주인 SK와 최 회장은 현금 유출 없이 최종 정산 의무만 지면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했다.

따라서 TRS로 매입된 SK실트론 지분 49% 소유권은 만기 이전까지는 증권사가 갖고 있다. 만기는 오는 2027년 도래한다. 만기 이전에 SK실트론 IPO나 지분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SK와 최 회장이 증권사에 사전에 정산해줘야 하는 금액은 4200억원 이상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재산 분할은 개인사이지만 기업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해 SK그룹 자체적으로 자금 수요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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