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과연 선발 투수가 맞아?” 이숭용 감독과의 외야 산책→QS로 보답한 SSG 오원석…“다음 산책은 누구랑 같이 갈까”
이숭용 SSG 감독의 새로운 과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산책’을 같이 갈 선수를 고르는 것이다.
이숭용 감독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를 앞두고 “산책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리스트를 고민 중이다”라며 웃었다.
지난달 31일 SSG는 고척 키움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오원석의 역투가 빛났다. 오원석은 6이닝 3안타 1홈런 1볼넷 8삼진 2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8삼진은 올시즌 최다다.
많은 삼진을 잡고 투구수를 최대한 아낀 덕분에 6회까지 투구수는 80개에 불과했다. 이 감독과의 일대일 산책 후 나온 투구다.
지난달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투수 오원석이 훈련을 마치자 이 감독은 산책을 제안했다.
산책 코스는 외야 걷기였다. 이 감독은 오원석과 단 둘에서 외야를 걸으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 감독이 고민 끝에 고안한 방법이었다. 이 감독은 “코치들에게 전달해서 웬만하면 직접 안 하고 싶었다. 그런데 코치들에게 하는데도 잘 안 되어서 고민하다가 야구장에서 산책 같은 걸 하는게 어떻겠나 싶어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직접 사령탑이 손을 걷어부친 것이다. 오원석은 키움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55.1이닝 30실점 평균자책 4.88을 기록했다. 3승을 올렸고 3패를 떠안았다.
특히 5월 들어서 부진에 빠졌다. 키움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차례만 기록했다. 5월14일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 외에는 나머지 경기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조기 강판되거나 5이닝을 채우더라도 대량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SSG로서는 오원석이 살아나줘야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광현은 최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 때문에 사령탑이 직접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네가 과연 선발 투수가 맞니?”였다. 선수로서는 심장이 쿵 떨어질 수도 있는 질문이다. 오원석은 “선발로 하고 있는게 많이 부족하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이 감독은 “그 부족함을 증명을 해야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너에 대한 기대가 있다”라고 했다.
질문과 답변을 시작으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 감독은 “직접 이야기를 해 보니 생각도 많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노력을 하더라”며 “오원석이 준비하는 걸 저는 봤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너 자신을 좀 믿으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오원석은 지난 1월 김광현과 함께 개인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김광현이 차린 ‘미니 캠프’였다. 오원석 외에도 이로운, 신헌민, 빅승건, 이기순 등도 함께했다.
이 감독은 김광현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김광현 선배는 너의 가능성을 보고 일본까지 같이 가지 않았나. 선배들이나 구단들이 네가 가지고 있는 게 있어서 그렇게 대하는 것이다. 너도 믿고 던져야 한다”고 했다. 오원석도 “마음에 와닿는다”라고 사령탑의 진심 어린 조언에 답을 했다.
이 감독 역시 오원석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던 사람이었기에 산책이라는 카드까지 꺼내게 된 것이다. 이 감독은 올시즌에는 오원석을 반드시 10승 투수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오원석의 한 시즌 최다 승리는 2023시즌 기록한 8승(10패)다.
팀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감독으로서 선수 한 명에게 다가가서 소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감독 역시 산책을 제안하기 전까지 오랜 고민이 있었다. 그는 “감독으로서는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고민이 많았다”며 “나의 스타일이 부드러운 이미지가 아니니까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게 된다. 선수들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기보다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게 할 방법이 뭘까하는 부분들을 고민하게 된다. 어린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산책 후보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이 감독은 “다음에는 (송)영진이와 이야기를 해야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2023년 입단해 올시즌 5월부터는 선발진에 합류한 송영진은 5월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 8.36으로 썩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송영진도 조만간 산책 제의를 받을 수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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