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할 사람 있으면 정치 안 했어”…선동의 신, 이 남자의 비결 [Books]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6. 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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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의 시대를 살았던 철학자 발터 벤야민(1892~1940)은 정치가 예술의 속성을 이용하는 '정치의 예술화'를 경계하면서 대안으로 예술이 스스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예술의 정치화'를 제시했다.

전자인 '정치의 예술화'를 적극 활용한 정치인이 독일 제3제국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였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예술가적 측면을 분석한 책 '히틀러와 미학의 힘'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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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와 미학의 힘, 프레더릭 스팟츠 지음, 윤채영 옮김, 생각의힘 펴냄
파시즘의 시대를 살았던 철학자 발터 벤야민(1892~1940)은 정치가 예술의 속성을 이용하는 ‘정치의 예술화’를 경계하면서 대안으로 예술이 스스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예술의 정치화’를 제시했다. 전자인 ‘정치의 예술화’를 적극 활용한 정치인이 독일 제3제국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였다. 젊은 시절 예술가를 꿈꿨던 그는 예술을 활용해 대중을 선동하고 권력을 통해 자신의 미적 이상을 구현하려 했다.

“나를 대신해 줄 사람을 찾을 수만 있었다면 난 절대 정치에 입문하지 않았을 것이네. 나는 예술가나 철학자가 됐을 거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예술가적 측면을 분석한 책 ‘히틀러와 미학의 힘’이 출간됐다.

책은 히틀러가 독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은 수수께끼 같은 힘을 그의 예술적 재능으로 설명한다. 퍼레이드와 공연, 기념식, 깃발과 페넌트 등 상징과 신화, 의례, 드라마를 활용해 대중에게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는 효능감을 줬다는 것이다. 그가 독일인들의 주권을 앗아갔지만 국민들을 단순히 정치를 바라보는 구경꾼에서 국가사회주의 극장의 참여자로 변모시켰다고 책은 설명한다.

책은 히틀러에게 예술이 권력을 위한 수단뿐 아니라 궁극적 목적이었다고 강조한다. 그가 자행한 전쟁과 인종청소 등은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 문화 국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말러(화가), 아르키텍투어말러(건축가), 슈리프츠텔러(작가) 등으로 자처해온 그는 권력을 얻은 뒤 예술 정책에 힘을 기울였다.

알베르트 슈페어, 헤르만 기슬러 등의 건축가에게 상징적 건축물을 세우게 했고, 조각가 아르노 브레커, 오제프 토락 등에게 아리안 인종의 우월성을 표현하는 공공 조각을 만들게 했다. 반면 큐비즘, 다다이즘 등은 타락한 에술로 간주해 예술가들을 탄압하고 작품을 파괴했다. 책은 풍부한 인용문과 사진으로 히틀러가 수행한 ‘정치의 예술화’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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