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강 3종 뛰어보니…지치면 수영도 달리기도 '쉬엄쉬엄'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4. 6. 2. 0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름(6~8월) 첫날인 1일 아침,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각양각색의 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했다.

뚝섬한강공원 축구장에는 서울시 무인공공 자전거 '따릉이'가 1000대 넘게 준비돼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완주한 뒤 "정말 더 할 수 없이 좋은 (한강의) 수질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축복받은 날이었다"며 "내년에는 안전상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시민 참여자 수를) 최대한 많이 늘려보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강 시야는 1~3m 수질 '양호'…튜브 들고 오리발 낀 시민도
헬멧 대여 없어 아쉬워…속도보다 "완주하는 기쁨이면 돼"
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강 쉬엄쉬엄 3종 경기에서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가 수영을 마친 뒤 자전거 코스로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여름(6~8월) 첫날인 1일 아침,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각양각색의 복장을 한 이들이 등장했다. 전신수영복(웨트슈트)을 입은 사람부터 튜브를 들거나 구명조끼를 착용한 이도 있다.

"안전하게 다녀오세요. 언제든지 멈춰도 됩니다." 서울시 철인3종협회 관계자의 말을 듣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가쁜 숨을 내쉬며 자유영을 하다가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이제 겨우 100m 왔다. 옆에 안전줄을 잡고 한참 숨을 고른 뒤 다시 출발했다.

반환점에서는 아예 부표를 잡고 물안경을 벗은 채 잠시 휴식을 취했다. 물안경을 수영용이 아닌 잠수용을 잘못 가져온 게 큰 실수였다. 이를 알아챈 뒤부터는 물안경을 목에 차고 아주 천천히 배영으로 완주했다.

철인 3종 경기라면 이 모든 행동이 낙오 혹은 기권의사표시다. 그러나 이 대회에선 괜찮다. '쉬엄쉬엄' 가도 되니까.

서울시는 6월 1~2일 제1회 한강 쉬엄쉬엄 3종 축제를 열었다. 초급자 코스는 한강 수영 300m나 뚝섬 야외수영장 200m, 자전거 10㎞, 달리기 5㎞로 이뤄졌다.

철인 경기는 3시간 40분(올림픽 국제표준 기준) 안에 완주해야 하지만, 쉬엄쉬엄 3종은 완주만 하면 된다. 순서도 상관없다. 서울시철인3종(트라이애슬론)협회 관계자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두려움만 없으면 안전줄을 잡고 끌면서 가도 상관없다"고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실제 일부 참가자는 물놀이용 튜브에 오리발을 차고 즐기듯 수영을 완주하기도 했다.

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강 쉬엄쉬엄 3종 경기에서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가 자전거 코스를 시작하고 있다. ⓒ 뉴스1

기자는 약 12분 만에 수영을 마친 뒤 어지러워 잠시 쉬다가 자전거 코스에 돌입했다.

뚝섬한강공원 축구장에는 서울시 무인공공 자전거 '따릉이'가 1000대 넘게 준비돼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한꺼번에 여러 사람이 몰릴 것을 고려해 구획을 분류해 시민들을 유도했다. 혹시 몰라서 개인 헬멧을 미리 준비했으나 현장에서는 헬멧을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헬멧을 서로 빌리기도 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쪽으로 한참 달리자 한강과 중랑천이 연결되는 지점의 반환점 용비교가 보였다. 반환점에는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됐다. 일부 시민은 중랑구 '용비 쉼터'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사 먹기도 했다.

라이딩은 40분만에 끝났다. 달리기는 올림픽 대교 아래 반환점까지 5㎞를 뛰면 된다. 이날 서울 한낮 최고 기온은 25.2도로 중장거리를 달리기엔 살짝 더운 날씨였는데, 시민들은 의외로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강 쉬엄쉬엄 3종 경기에서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가 달리기 코스를 시작하고 있다. ⓒ 뉴스1

평소 달리기를 즐긴다는 김소영 씨(29)는 "직전에 시원하게 수영을 하고 와서 그런지 덜 덥다"고 말했고, 현장 참여한 박준호 씨(34)는 "달리다 걷다 했다. 완주하는 기쁨이면 된다"고 했다.

수영부터 달리기까지 총 2시간 32분이 걸렸다. 도착지에선 기념품을 무려 4개나 받았다. 3종 경기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목걸이에 꿰니 완주 메달이 완성됐다. 메달 수령처 옆에선 새단장한 서울의 마스코트 해치가 완주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서울시는 올해 처음 연 이 대회의 개선점을 추후 보완해 대회 규모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완주한 뒤 "정말 더 할 수 없이 좋은 (한강의) 수질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축복받은 날이었다"며 "내년에는 안전상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시민 참여자 수를) 최대한 많이 늘려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서울(선유도) 한강 수온은 21.0도, 산성도는 7.1pH로 약알칼리성에 가까웠다. 용존산소와 총질소, 총인은 각각 8.7㎎/L, 2.420㎎/L, 0.053㎎/L로 정상범위였다. 시야는 1~3m 정도 확보돼 수영 중 앞사람과 부딪힐 일은 없었다.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