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치킨 3만원' 시대…마트·편의점 1만원 치킨 '인기'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배달료(3천∼5천원)를 더해 '3만원대'로 뛰면서 1만원 안팎의 대형마트와 편의점 치킨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치킨은 이익 추구 상품이 아닌 손님 유인용 상품"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방점을 두고 양념·시즈닝류 치킨으로 품목을 늘리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배달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지 못하던 '대형마트 치킨'은 2022년부터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이마트 델리코너 치킨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22년과 작년에 각각 30.4%, 49.0% 증가했으며 올해 1∼5월 12.0% 늘었다.
롯데마트 치킨 매출 증가율도 2022년 35.0%, 작년 20.0%, 올해 1∼5월 10.0% 등이다.
이처럼 대형마트 치킨이 인기를 끄는 것은 배달치킨 가격이 최고 3만원 안팎까지 오르고 있어서다.
실제 bhc는 가장 먼저 작년 말 뿌링클 가격을 1만8천원에서 2만1천원으로, 굽네치킨은 지난 4월 고추바사삭 가격을 1만8천원에서 1만9천900원으로 각각 올렸다. BBQ는 오는 4일부터 인기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2만원에서 2만3천원으로 인상한다.
배달 치킨을 시킬 경우 할인 없이 배달비까지 내면 비용이 최고 3만원대에 달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대형마트 치킨이 우위에 있다.
특히 대형마트 3사는 치킨 델리 상품군을 강화해 '배달 치킨 포기족'의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마트의 델리코너 치킨 1·2위 상품은 9천980원짜리 '생생치킨'과 '순살치킨'이다. 시크릿 양념치킨은 1만4천980원이다.
홈플러스 델리코너 '당당 후라이드 치킨'은 6천990원이고, '대짜 핫스파이시 후라이드 치킨'은 1만2천990원이다.
롯데마트는 10호 냉장계육 한 마리를 튀긴 '큰치킨'을 1만4천990원에, 9∼11호 계육 한 마리 반을 튀긴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1만5천990원에 각각 판매한다.
대형마트들은 치킨 제품이 고객 발길을 마트로 끌어올 '손님 모으기용 상품'인 만큼 종종 기존가보다 더 저렴한 행사가에 판매한다.
실제 롯데마트는 오는 5일까지 '큰치킨'과 '크런치 콘소메 치킨'을 각각 8천994원과 9천990원에 선보인다.
대형마트 3사는 뼈있는 치킨의 경우 모두 국내산 냉장 생닭을 사용하고, 튀김 기름도 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만 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양계업체와 사전 계약으로 닭고기를 매입하고, 파우더와 빵가루, 식용유 등의 부자재도 대량 구매해 원가를 낮췄다"며 "델리코너 내부에서 조리하고 판매하기 때문에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비용, 광고비, 포장·배달비 등 불필요한 부대 비용을 최대한 절감한 것이 '1만원 치킨'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은 외식 물가 상승세를 고려해 치킨 품목을 양념·시즈닝류로 확대하고 외식을 대체할 델리 상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네 편의점도 치킨 판매처로 급부상했다.
GS25는 자체 즉석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통해 600g 순살치킨인 '쏜살치킨'을 1만1천900원에 판매하는 등 주문 조리 치킨과 조각치킨, 닭꼬치 등 40여종의 치킨 상품을 판매한다.
GS25의 치킨 매출은 2022년과 작년에 23.5%, 29.8% 각각 늘었고 올해 1∼5월에도 30.5% 증가세를 보였다.
GS25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와 달리 스타를 기용한 TV광고 등을 하지 않고 순수한 치킨 원재료 원가율을 기반으로 가성비 있는 치킨을 제공할 수 있다"며 "매장에 전용 튀김기를 비치해 근무자가 냉동 치킨 생지를 넣고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튀겨준다"고 말했다.
CU의 치킨 매출도 2022년 35.6%, 작년 51.0%, 올해 1∼5월 46.5% 각각 증가했다.
가격은 조각 치킨과 꼬치류는 평균 2천원대 중반이고, 한 마리 치킨 용량 자이언트 순살치킨은 8천900원, 후라이드 치킨은 9천900원이다.
CU 관계자는 "후라이드 치킨 구매 고객 10명 중 9명이 탄산음료와 맥주, 생수, 라면 등 다른 식음료 상품을 함께 구매한다"며 "치킨은 집객 효과와 함께 추가 매출을 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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