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극우 약진에 '伊心' 잡기 총력…반이민·국방력 강화 주목[2024 EU총선②]

이명동 기자 2024. 6.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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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우파 우위 속 극우 세력 합종연횡 주목
젊은 층 반감 고조 탓 반이민 정책으로 수렴
[로마=AP/뉴시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의 형제들'(FdI) 대표가 2022년 9월2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이탈리아어로 "고맙습니다 이탈리아"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06.0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나흘 앞으로 다가온 유럽의회 선거에 극우정당 약진이 예고됐다. 거대 정파는 유럽의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세를 불리기 위해 극우정당에 손을 내밀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선출권을 가진 의회 구성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입지가 크게 부상했다.

극우정당 성장으로 유럽의회 정치지형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극우정당이 제1~2 교섭단체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양한 정치이념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반(反)이민과 국방력 부분에서는 한 데 뜻을 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두드러진 우파 우위…극우 세력 합종연횡 주목

[브뤼셀=AP/뉴시스] 2022년 12월1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이야기하고 있는 옆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오른쪽)와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이야기하고 있다. 2024.06.02.

6~9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 약진이 예상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된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1교섭단체는 현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속한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이 가장 많은 의석(17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44석을 확보해 현재와 같이 제2교섭단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두 교섭단체는 의석이 줄어왔다. 2014년과 2019년 EPP와 S&D는 각각 221석에서 187석으로 185석에서 147석으로 감소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극우 성향 멜로니 총리의 선택에 따라 교섭단체 규모 순위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가 속한 교섭단체 유럽보수와개혁(ECR)이 우파 연대를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따라 제1교섭단체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

극우정당과 관련이 깊은 당선자는 모두 184명으로 예견됐다. 제1교섭단체인 EPP보다 극우 당선자 수가 많은 셈이다. 멜로니 총리가 직접 선거에서 뛰기로 한 이탈리아의형제는 이탈리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EPP 소속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유로비전 선거 토론회에서 멜로니 총리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체성과민주주의(ID) 소속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의회(하원) 의원은 지난달 26일 멜로니 총리에게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RN은 현재 여당을 누르고 프랑스 선거에서 압승할 가능성이 크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30일 멜로니 총리와 르펜 의원이 힘을 합쳐 EPP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Fidesz·10석 예상)는 2021년 EPP를 떠나 현재 ECR에 가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이민, 국방력 강화 목소리 커질 듯

[망통=AP/뉴시스] 2022년 11월13일(현지시각) 프랑스 정부가 이탈리아의 난민구조선 입항 불허 등 반이민정책을 비난하면서 국경 통제를 강화, 두 나라의 국경 관문인 프랑스 망통의 도로에 국경을 통과하려는 차량이 밀려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2024.06.02.

중도우파 EPP를 포함해 극우 성향을 포괄하는 ECR과 ID 등 교섭단체는 이민자를 향한 더 굳게 닫을 것으로 보인다. 우익 정치노선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성이 반이민 기조가 강한 데다 유럽 전역에서 이민자를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바로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 전역의 중·장년층을 비롯해 일부 유럽 국가에서 청년층에서도 반이민정서가 고조하고 있다.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에서 젊은 층의 반이민 정서가 특히 두드러지는 곳도 여러 군데 등장했다.

이를 증명하듯 네덜란드의 자유당(PVV), 독일을위한대안(AfD), 폴란드의 법과정의당(PiS), 헝가리의 피데스 등 유럽 전역에서 극우정당이 득세가 관측되고 있다. 그 때문에 중도우파~극우정당은 소구력이 있기 때문에 당선 뒤에도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론에 차이는 있더라도 이민자 차단이라는 총론이 점차 세대를 아우르는 정책이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강화 방향으로 뜻이 모였다. EPP나 제3교섭단체 리뉴유럽(RE) 등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충돌 등으로 인해 안보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PP, RE 등은 EU 안보·국방정책 담당 집행위원직 신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EPP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을 바라고 있다. ECR은 EU 차원 군대 조직을 주장한 바 있다.

안보 분야 증강이 주안점이기는 하지만 양대 전쟁을 두고는 입장이 사분오열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지하는 세력과 이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교섭단체, 비교섭 정당 등이 혼재해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여부가 EU 차원의 국방비 지출 증가와 방위 통합 속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유럽 산업을 육성해 유럽 대륙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에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무역 등 국제 거래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상대적으로 기후 위기 대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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