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상 수상자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
호암재단은 3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2024년도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55) 미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 남세우(54)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44) 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53) 미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54)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76) 총 6명이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씩을 전달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수상자는 여성수상자가 전체의 3분의 2로 역대 최고인 4명에 이른다.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다윈 교수는 “부모님께서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임을 늘 말씀해주셨다. 미국 내 생명과학 분야에서 한국인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데 호암상이 꿈을 좇는 전 세계 한국 과학자들에게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혜란 다윈 교수는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힘으로써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 치료법 개발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
이수인 교수는 “많은 분이 저의 호암상 수상과 인공지능(AI) 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공학자의 길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 의학, 사회 및 인류가 직면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AI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판단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설명가능한 AI’ 분야에서 ‘SHAP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의 1기 장학생이기도 하다. 이건희 장학재단은 우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2002년 출범했다.
피터 박 교수는 “대학원생, 박사후 연구원, 동료 교수님 등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연구한 것은 큰 축복”이라며 “암과 여러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해 한국 학생들이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생물정보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
한강 소설가는 “올해는 첫 소설 발표한 지 삼십 년이 된 해다.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이 때로 신비하게 느껴진다”며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 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소설가는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표현해 세계인의 공감을 얻으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장애인들이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동등하게 일할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과 가족, 후원자, 봉사자들과 함께 노력해 왔다”며 “장애인의 삶을 중요하게 만드는 데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수녀는 50여년간 목포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봉사와 장애인 복지사업에 헌신했다.
고 남세우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호암상을 받았다.
2024 호암상 시상식은 오후 4시 시상식을 시작으로 만찬과 함께 축하공연까지 진행했다. 만찬에는 채수정 판소리 명창과 지난해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참석했다.
한편, 올해 호암상 수상자들은 지난 30일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서울병원 등의 임직원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강을 했다. 호암상 수상자가 삼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수인 교수는 ‘설명가능한 AI의 현재 연구현황과 미래 발전 방향’, 혜란 다윈 교수는 ‘박테리아의 단백질 분해가 결핵과 싸우는 방법’, 피터 박 교수는 ‘유방암에서 암 유전자 증폭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주제로 강연했다.
특강을 들은 임직원들은 “AI 전문가의 특강을 통해 기술 개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미래 기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강연이 진행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등 소감을 전하며 호응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