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런' 1호 법안 경쟁...과거 국회엔 어땠나
[앵커]
22대 국회가 문을 열면서 '1호 법안'을 내려는 여야 의원들의 경쟁도 뜨겁게 벌어졌습니다.
어떤 법안들을 냈는지, 실제 입법까지 이어질지,
나혜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22대 국회 첫날 가장 먼저 접수된 법안은 시각장애인인 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통약자법 개정안입니다.
장애인이 택시부터 선박, 항공기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비장애인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1호 법안 기록을 위해 3박 4일 접수처 앞을 지켰습니다.
[서미화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30일) :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장애인이 외치는 이동권은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야 할 기본권입니다.]
국민의힘에선 새터민 공학박사 박충권 의원이 가장 빨랐습니다.
과학기술 경쟁력을 위한 이공계 지원 특별법 등 첫날에만 법안 세 개를 대표 발의했습니다.
[박충권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 대학원생이었고, 또 기업 현장 연구자로서 일해왔는데 그간 느껴왔던 문제의식들을 이 법안들에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정당들이 마련한 당론 1호 법안에선 각 정파가 생각하는 22대 국회 의정 방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당은 저출생 대응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위한 31개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민생정당 이미지 부각에 나섰고,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31일) : 국민이 공감하는 민생정당, 유능한 정책정당 반드시 이뤄냅시다.]
야권은 민생지원금 특별법과 각종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앞다투어 띄우며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여 압박에 주력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0일) : 무엇보다 국회 입법권을 포함한 국정 감시 권능을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사하겠습니다.]
임기 첫날에만 47개 법안이 접수됐지만, 이 가운데 얼마나 본회의 문턱을 넘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최근 12년간 1호 발의 법안이 원안 그대로 입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발달장애인 지원법은 2년 만에 상임위 수정을 거쳐 통과됐지만,
[김정록 / 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2년 5월) : 제일 소외 계층이 우리 장애인 단체입니다. 3일 동안 정말 마음고생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20대 민주당 박정 의원의 파주특별자치시 설치법이나 21대 박광온 의원 등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본법은 4년 내내 상임위에 묶여 있다 폐기됐습니다.
[박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5월) : 국회의원은 법안으로 말을 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에서 준비해서 냈습니다.]
21대 국회에선 만6천 건 넘는 법안이 임기 만료로 폐기돼 법안처리율은 36% 수준에 그쳤습니다.
특검·거부권 정국에 여야 대치 상황을 고려하면 22대 국회 초 달아오른 입법 경쟁도 당분간 큰 성과를 내긴 어려워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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