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연장 혈투 끝 역전 드라마→사령탑 극찬 "LG다운 경기였다"... 복덩이 9회 2사 극적 동점포+KBO 첫 멀티포

잠실=김우종 기자 2024. 6. 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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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연장 11회초 LG 신민재(가운데)가 문성주의 역전 적시타 때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염경엽(왼쪽) 감독, 이호준 수석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들.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와 연장 혈투 끝에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LG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터진 문성주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투런포를 앞세워 8-5로 승리했다. LG는 33승 24패 2무를 기록, 1위 KIA(35승 21패 1무)에 2.5경기 차 뒤진 2위를 유지했다. 2연승 성공. 반면 두산은 2연패에 빠지며 32승 26패 2무를 마크했다. 3위 삼성(31승 25패 1무)과 승차는 같지만 승률에서 밀리며 4위가 됐다. 상대 전적은 여전히 두산의 4승 3패 우세.
LG의 선발 라인업은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박동원(포수)-문보경(3루수)-구본혁(유격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 순이었다. 선발 투수는 케이시 켈리. 이에 맞서 두산은 라모스(우익수)-정수빈(중견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양석환(1루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3루수)-조수행(좌익수) 순이었다.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

초반 기세는 두산이 올렸다. LG는 1회초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홍창기가 삼진, 문성주와 김현수가 각각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이어진 1회말 두산이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라모스가 볼카운트 3-0에서 4구째 속구를 공략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냈다. 이어 정수빈의 희생번트 때 LG 선발 켈리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이 사이 라모스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았다. 계속해서 두산은 발로 LG를 흔들었다. 정수빈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양의지의 중견수 뜬공 때 리터치하며 3루까지 갔다. 이어 김재환의 좌익수 뜬공 때 태그업에 성공, 2점 차로 달아났다. 강승호는 2루 땅볼 아웃.

LG도 차근차근 다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나간 뒤 박동원의 우중간 적시 2루타 때 득점했다.(2-1) 또 문보경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자 후속 구본혁이 3루수 방면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박해민이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신민재가 유격수 땅볼로 각각 잡히며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LG 켈리도 점차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2회말 양석환, 김재호, 이유찬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3회초 알칸타라도 삼자 범퇴로 응수했다. 홍창기와 문성주를 연속 삼진,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3회말 켈리 역시 조수행, 라모스, 정수빈을 삼자 범퇴 처리했다.

LG는 4회초 큰 것 한 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오스틴이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박동원이 3루수 병살타를 치며 흐름이 끊긴 상황. 여기서 문보경이 타석에 들어섰고, 풀카운트 끝에 8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문보경의 시즌 5호 홈런.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72.5km. 발사각은 22.7도. 비거리는 127.1m였다. 2-2 동점을 허용한 두산은 4회말 선두타자 양의지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김재환-강승호-양석환이 나란히 외야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5회초 LG는 다시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신민재의 희생번트와 홍창기의 2루 땅볼 때 3루에 안착한 뒤 문성주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인했다.(3-2) 켈리는 5회말 삼자 범퇴로 두산 타선을 봉쇄하며 기세를 더욱 올렸다.

6회에는 이날 경기의 영웅 오스틴이 슬슬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두산이 선발 알칸타라를 내리고 김강률을 올린 상황. 선두타자로 나선 오스틴은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129km)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4-2) 시즌 11호 홈런. 타구 속도는 171.3km. 발사각은 25.8도, 비거리는 129.8m에 달했다. 계속해서 1사 후 문보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2사 후 2루를 훔쳤다.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은 투수를 김강률에서 이병헌으로 교체했고, 신민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6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라모스가 켈리와 9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정수빈이 기습 번트를 시도하다가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을 당했다. 후속 양의지가 안타를 기록했으나, 김재환과 강승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LG 김현수가 투런포를 터트린 뒤 염경엽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기뻐하고 있다.
이제 경기는 후반부로 향하고 있었다. LG는 7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1사 후 2루 도루에 실패했다. 김현수가 안타를 친 뒤 바뀐 투수 최지강을 상대로 오스틴도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박동원이 3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7회말 두산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LG가 선발 켈리를 내리는 대신 가장 믿음직한 필승조 김진성을 투입했다. 하지만 양석환이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한가운데 스플리터(125km)를 때려내며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3호 홈런(타구 속도 163km, 발사각 30.7도, 비거리 117.1m).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김재호가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전민재로 교체됐다. 이유찬도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은 두산은 조수행이 중견수 뜬공, 라모스가 삼진으로 각각 아웃되며 역전에 실패하는 듯했다. 하지만 '베테랑' 정수빈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키며 승부를 5-4로 뒤집었다. 여기서 LG는 김진성을 내리고 최동환을 투입했다. 양의지는 유격수 땅볼 아웃. 이닝 종료.

8회초 LG는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최원영으로 교체했다. 두산도 최지강 대신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구본혁과 박해민을 각각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낸 뒤 신민재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주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홍창기를 2루 땅볼로 요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LG는 8회말 수비를 앞두고 3루수 자리에 김민수를 투입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김대한으로 교체한 두산. 1사 후 양석환이 우전 안타를 치며 1, 2루 기회를 잡자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한 허경민을 대타로 투입했다. 1루 쪽에 운집한 두산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유격수 앞 직선타로 물러난 뒤 귀루에 실패한 김대한마저 더블 아웃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LG 김현수(오른쪽)가 연장 11회 투런포를 날린 뒤 오스틴과 기뻐하고 있다.
이제 두산의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 마무리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문성주와 김현수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한껏 올린 홍건희. 이제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앞서 홈런을 쳤던 '복덩이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타석에 들어섰다. 오스틴은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140km)를 통타했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9회 2사 후 터진 극적 동점포. LG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 오스틴의 시즌 12호 홈런(타구 속도 167.3km, 발사각 25.3도, 비거리 121.8m)이었다. 다음 타자 박동원은 좌익수 플라이 아웃.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LG는 9회말 클로저 유영찬을 내보냈다. 선두타자 이유찬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조수행의 희생번트 때 2루에 갔으나, 라모스의 투수 앞 땅볼 때 이유찬이 3루에서 아웃됐다. 이어 정수빈의 잘 맞은 타구마저 LG 3루수 김민수의 호수비에 막히며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 김민수의 슈퍼 캐치였다. 이 과정에서 정수빈이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손가락 타박상으로 교체됐다. 두산 관계자는 "정수빈이 9회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좌측 중지 타박으로 인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아이싱 치료하며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장 10회초 LG는 김민수가 유격수 땅볼, 구본혁과 박해민이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10회말 LG의 투수는 김대현. 두산 타선 역시 양의지가 유격수 뜬공, 김대한과 강승호가 삼진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연장 11회초 LG 문성주(오른쪽)가 역전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국 승부는 연장 11회에 갈렸다. 두산이 투수를 홍건희에서 김명신으로 바꾼 상황. 선두타자 신민재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결국 문성주가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6-5를 만들었다. 계속해서 김현수가 우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8-5까지 달아났다. 그의 시즌 5호 홈런이었다. 여기서 투수는 박치국으로 교체. 박치국은 오스틴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민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계속해서 마운드에 서 있던 김대현이 양석환을 3구째 3루 땅볼, 서예일을 2구째 좌익수 뜬공, 이유찬을 초구에 2루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승리 투수는 김대현(1승). 김대현은 2020년 8월 28일 잠실 KT전 이후 1373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패전 투수는 김명신(1승 1패). 2만 3750석(오후 3시 28분 매진, 두산 11번째, 시즌 80번째)이 가득찬 가운데, 경기 소요 시간은 4시간 2분이었다.

알칸타라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알칸타라는 속구 52개, 슬라이더 24개, 스플리터 13개를 각각 구사한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4km가 나왔다. 총 89구 중 스트라이크는 51개, 볼은 38개였다. 켈리는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4사구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켈리는 속구 33개, 커브 25개, 커터 10개, 체인지업 7개, 스플리터 6개, 싱커 5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9km, 평균 구속은 147km가 나왔다. 총 86구 중 스트라이크는 56개, 볼은 30개였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들.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해줬다. 김진성이 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동안 해준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한 뒤 "최동환과 유영찬, 김대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며 승리의 발판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타선에서 홈런 4개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갈수 있었다. 승리를 위한 득점이 필요할 때 신민재가 중요한 찬스를 만들었다.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문성주가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바로 이어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현수의 투런 홈런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염 감독은 "가장 칭찬하고 싶은 선수는 김민수"라면서 "9회 김민수가 슈퍼 세이브를 해주며 연장으로 끌고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낸 게 승리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극찬한 뒤 "또 오스틴의 KBO리그 첫 멀티 홈런을 축하한다. 오늘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보내주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덕분에 LG다운 경기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한편 2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두 팀이 다시 맞붙는 가운데, LG는 디트릭 엔스, 두산은 김유성을 각각 선발로 앞세운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는 LG 선수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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