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떠나는 교수님vs팀 떠나는 마지막 로맨티시스트'...빅이어에 입맞춤, 한 명만 할 수 있다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둘 중 한 명만 웃을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단판 승부를 펼친다.
경기를 앞두고 각 팀마다 주목을 받는 선수가 있다. 먼저 레알은 토니 크로스가 주인공이다. 크로스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축구계를 떠난다.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가 남아 있지만, 레알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다.
이미 레알은 지난달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크로스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이후 프로 축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다. 구단은 레알 역사의 일부이자 우리 클럽과 세계 축구의 위대한 전설 중 한 명인 크로스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하고 싶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4년 여름, 레알 이적 이후 축구 도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에선 '축구 교수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크로스는 다른 선수들보다 한수 위 플레이를 펼치며 팀의 중원을 이끌었다. 크로스는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와 함께 중원을 형성해 다양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무후무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3회 연속 우승을 포함해 라리가 4회 등 22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레알 유니폼을 입고 10시즌 동안 464경기를 뛰어 28골 98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느덧 35세의 나이로 향하면서 은퇴를 고려해야 할 시간이 됐다. 물론 그의 기량이 하락한 것은 전혀 아니다. 크로스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서도 자신의 관록을 가감 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난다. 크로스는 개인 SNS를 통해 "2014년 7월 17일, 레알에서 제 소개가 있던 날, 제 인생이 바뀐 날입니다. 축구 선수로서 제 인생,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이 바뀐 날이다.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새로운 장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 장도 끝이 납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언제나 레알은 제 마지막 구단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제 결정의 올바른 타이밍을 제 마음속에서 찾을 수 있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제 야망은 항상 최고의 퍼포먼스 레벨에서 커리어를 마치는 것이었습니다"라며 작별을 고했다.
크로스와 함께 이날 경기를 끝으로 소속팀을 떠나는 또 다른 선수가 있다. 바로 도르트문트의 레전드 마르코 로이스다. 로이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도르트문트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도르트문트는 지난달 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올여름 특별한 시대가 끝날 예정이다. 도르트문트와 주장 로이스는 시즌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2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로이스는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무려 12시즌을 도르트문트에서 뛰었다. 로이스는 수많은 선수들이 우승컵을 위해 뮌헨으로 이적할 때 팀을 지켰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 12시즌 동안 428경기 170골 131도움을 올렸다.
로이스는 "글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친애하는 도르트문트 팬 여러분, 나는 이 멋진 경기장에서 12년 동안 뛰는 것이 허락됐고, 내 인생의 절반을 이 클럽에 바쳤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주로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구단과 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팀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럽게 만들었고, 오랫동안 이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합니다. 지금은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꽤 어렵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큰 목표가 있습니다. 트로피를 도르트문트에 다시 가져오고 싶기 때문에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둘 중 한 명만 빅이어에 입맞춤을 할 수 있다. 결과를 떠나 한 팀을 대표했던 두 선수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작별하게 됐다. 라스트 댄스에서 웃는 선수가 누가 될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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