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와 호재'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톱2' CDMO 기대감 ↑

서다빈 2024. 6.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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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물보안법 통과…中 기업 공백을 기회로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내년 완공…생산능력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이은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생물보안법 통과에 힘입어 호재를 이어갈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으로 우뚝섰다.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 주요 리더 기업으로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2011년 설립 이래 최단 시간 내 세계 최대 생산능력(1~4공장, 총 60만4000리터)를 확보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 등으로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내년 5공장(18만리터)이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력을 자체 경신하면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대규모 생산능력, 최신 첨단 시설로 인한 높은 품질 등을 앞세워 글로벌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가 바이오산업으로 번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퀀텀점프(대도약)' 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등의 주요 사업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면서 지난해 매출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1조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 경쟁력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이 꼽힌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 회사의 시너지는 커지고 있다.

◆ 세계 최대 생산 능력, 고품질, 신속 공급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지난해 인천 송도에 완공한 4공장을 포함해 총 60만4000리터(L)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공사중인 5공장이 완공될 경우 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18만리터 규모를 갖춘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78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공해 총 132만4000L 규모의 CMO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시장 경쟁력은 생산 능력에 나온다.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의 위탁 개발 서비스를 통해 쌓은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연구개발(R&D)에 투입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세스 혁신으로 바이오의약품 기술 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줄였고 고객사의 긴급 물량 요청도 신속하게 대응해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CDMO 시장 후발 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 거래처가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뢰를 얻는 결과, 현재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가운데 14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의 주력 제품인 면역항암제의 생산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커지는 미국 CDMO 사업 기대감

미국 기업과 중국 바이오기업 간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의 통과로 글로벌 바이오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 CDMO 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자국민의 건강·유전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 바이오기업과 미국 기업 간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실행될 경우 중국 바이오기업은 2032년 1월 1일 이후 미국 시장에서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그동안 미국 바이오기업들은 중국 CDMO 기업 의존도가 높았다. 미국바이오협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79%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이 시행되면 다수의 미국 기업이 중국 바이오 CDMO 기업을 대체할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사인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생물보안법 규제 기업으로 꼽힌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의 47%가 북미시장에서 창출되고 있을 정도로 미국 시장 내 입지가 큰 기업이다. 현재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70억3430만위안(한화 약 3조2147억원)의 CDMO매출을 기록해 글로벌 시장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9388억원을 기록했다.

법안 통과의 여파로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불참을 선언했다. 반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독 부스를 열고 다양한 콘텐츠와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고객사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CDMO 기업들이 향후 생물보안법 제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생물보안법 통과가 국내 기업에게는 중국 기업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 1월 9일(현지시간)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존림 대표의 '고객 만족' 경영철학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회사를 이끌면서 실적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존림 대표가 강조하는 '기술력과 품질, 고객 만족'의 경영철학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존림 대표가 취임한 2020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에는 매출 3조원 돌파하는 등 매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고객사 유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빅파마 고객사는 3곳에 불과했다. 존림 대표가 경영을 시작한 뒤 글락소스시스클라인(GSK), 얀센,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을 잡았다.

존림 대표는 올해도 고객사에 중점을 둔 경영방침을 이어간다. 그는 신년사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제품, 인적자원은 물론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만족 경영에서도 차별화되고 있다"며 "철저하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9469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15.4%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빅파마 UCB, MSD와 CMO를 체결하며 4747억원의 수주금액을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 통과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생물보안법의) 실제 수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나 분명 중장기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CDO 사업 확대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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