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청와대 시연'으로 SK텔레콤 탄생?..."성공에 인척관계 작용"
[앵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항소심 법원은 노 관장 측이 재산 형성에 이바지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청와대에서 무선통신 기술 관련 시연을 한 뒤, 노태우 정부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선 사례 등을 열거하며 인척 관계가 성공에 작용했을 거라고 판시하기도 했습니다.
김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몇 년 뒤인 1990년대 초 장인이 있는 청와대를 찾았습니다.
청와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무선통신 기술 관련 미래 모습을 설명했다는 건데, 노 관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합니다.
최 회장이 1991년쯤 노 관장과 함께 청와대를 찾아 무선이동통신 통화를 시연했고,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본 뒤 이동통신사업을 민간에 맡기기로 하며 관련 법 개정에 나섰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에서도 쟁점이 됐는데, 재판부는 노 관장 측 기여를 인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청와대에서 무선통신 관련 시연이 이뤄진 것을 인정하고 있고, 대통령 사위가 아닌 일반 기업인이었다면 이러한 기회 자체를 가질 수 있었겠느냐고 되물은 겁니다.
실제 '청와대 시연' 이후 노태우 정부가 법 개정에 나섰고, 그렇게 만들어진 법이 예비 경쟁자였던 다른 대기업들이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 SK에 유리하게 설계된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이동통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배경에는 두 집안 사이 인척 관계가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을 거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주식을 취득할 때 사용한 자금의 출처도 쟁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1991년쯤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유입됐고, 이 자금이 최태원·노소영 부부의 공동 자금과 합쳐진 상태에서 최태원 회장이 대한텔레콤 주식을 매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SK 주식의 출발점이 된 최 회장 명의 대한텔레콤 주식의 취득자금은 '공동재산'을 출처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밖에도 최태원 회장 여동생이 이혼할 당시 남편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매각 대금 절반가량을 재산분할에 따라 이전받은 점 등도 최 회장에게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강은지
디자인 : 기내경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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