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민희진 손 든 법원… “최태원, 일부일처제 존중 안 해”, "배신했더라도 배임은 아냐" [금주의 말말말]
민희진 가처분 신청 재판부 “민, 하이브 배신했더라도 어도어에 배임 안 해”…민, 대표직 유지했지만 사면초가
임현택 “정부가 의협회장을 잡범 취급하며 나치 게슈타포나 했던 짓 한다” 대정부 투쟁 독려…정부 “의사 집단행동 의미 없다”
최태원(63)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지난달 30일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최 회장의 처신을 꾸짖었다. 혼인 관계 파탄 사유와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한 것이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노 관장의)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이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생활하면서 최소 219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한남동에 주택을 지어 김 이사장에게 무상거주하게 하는 등 다양한 경제적이익을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판결 후 양측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노 관장 대리인인 김기정 변호사는 “혼인의 순결과 일부일처제 주의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김 변호사는 1심에서 1억원만 인정됐던 위자료가 20억원으로 대폭 오른 것에 대해 “위자료는 피해자에게 주는 금액이니 (최 회장이) 잘못한 점이 많다고 재판부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재판에 임했고 상대방의 많은 거짓 주장에 일일이 반박 증거를 제출해 성실히 증명했다”며 “그러나 재판부는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정해 놓은 듯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라며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공개한 것은 비공개 가사 재판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의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달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하이브에 해임·사임 사유의 존재를 소명할 책임이 있지만,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민 대표에게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는지는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와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그렇게 판단한 배경과 관련,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 범위를 이탈하거나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에 대한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구체적인 실행행위까지 나아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민희진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해 민희진이 본안소송으로 권리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 이사로서 직무 수행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손해는 사후 금전 배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손해인 점 등을 고려하면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시킬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했다. 아울러 “의결권 행사금지 의무를 하이브가 위반하지 않도록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해 민희진이 해임될 경우 입게 될 손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200억원의 의무 위반에 대한 배상금을 정했다”고 했다.
앞서 민 대표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오를 자신의 해임안에 대해 하이브가 찬성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달라고 지난 7일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이유로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31일 열린 어도어 임시주총에선 하이브 측이 추천한 신임 사내이사 3명이 선임되고, 민 대표 측 사내이사 2명이 해임됐다. 하이브 측이 추천한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 사내이사 선임안과 민 대표 측근으로 어도어 사내이사였던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 해임안 모두 통과된 것이다. 이로써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달 22일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전격 감사에 착수한 지 39일 만에 1(민희진)대 3(하이브 측 이사) 구도로 하이브 측에 넘어가게 됐다. 양 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민 대표가 자리를 고수하려 할 경우 서로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 집단이 거리 집회까지 여는 등 정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을 비판했다.
의협이 당일 저녁 9시쯤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의 날’이라고 이름 붙인 집회 참가자들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채 ‘국민건강 사망, 의학교육 사망’, ‘무너진 의료정책 국민도 의사도 희망 없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금 이 사태의 본질은 정부가 일으킨 의료농단, 돌팔이를 만들겠다는 교육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들이 돈 많이 드는 진료는 못 받게 해 일찍 죽게 하겠다는 의료 고려장”이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또 “정부는 14만 의료 전문가 단체의 대표인 저를 잡범 취급을 하며 고발했고 전공의들을 파렴치한 범죄자 취급했다. 나치 시대 게슈타포(비밀경찰)나 했던 짓”이라며 “의료현장의 말을 무시한 채 군부 독재를 방불케 하는 일방통행과 폭압적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거칠게 퍼부었다.
임 회장은 “만약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지 않고 계속해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가겠다면 의사들은 시민들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6월부터 본격적으로 큰 싸움을 시작한다. 전공의, 의대생, 교수뿐 아니라 개원의, 봉직의들까지도 우리나라 의료를 살리는 이 외로운 싸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대정부 투쟁 동참을 독려했다.
정부는 개원의 집단휴진 가능성을 암시하는 의협의 ‘6월 큰 싸움’ 언급에 대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은 확정된 상태”라며 “이와 관련해서 집단휴진이라든지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행동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의료 이용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잘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의료계와의 대화는 항상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의 경우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소속된 병원으로 조속히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