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시절로 돌아간다' 김민재 선발 낙점…英 매체도, 분데스리가도 모두 인정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선발 출격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에서 2024-25시즌 바이에른 뮌헨 예상 베스트 라인업을 추렸다. 이들은 최근에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마티아스 더 리흐트 조합을 주전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했다.
영국 매체 '미러'도 1일 콤파니 감독이 이끌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선발 라인업을 예측했다. 매체가 공개한 선발 라인업에는 김민재가 수비 라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미러'는 "더 리흐트가 수비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의 파트너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김민재가 에릭 다이어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제치고 더 리흐트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지난달 30일 콤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와 해리 케인 등을 영입하면서 2023-24시즌 우승을 바라봤으나 '무관'에 그쳤다. 분데스리가에서 지난 11시즌 동안 지켜온 패권을 레버쿠젠에 내주며 3위에 그쳤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선 2라운드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덜미를 잡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올해 2월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를 올여름까지만 유지하기로 하면서 새 사령탑 물색에 나섰다.
레버쿠젠의 '무패 우승'을 이끈 사비 알론소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과거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 나겔스만 감독과 '6관왕'을 차지한 플릭도 언급됐다. 그러나 구단은 1986년생의 '젊은 지도자' 콤파니 감독을 낙점했다.
콤파니 감독은 선수 시절 벨기에 대표팀과 맨체스터 시티에서 주축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주장을 맡은 적도 있는 '레전드'다.
선수 은퇴 이후엔 벨기에 안데를레흐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22년부터 최근까지는 잉글랜드 번리를 이끌었다. 번리는 지난 2022-23시즌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 우승으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으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승 9무 24패로 19위(승점 24)에 그치며 다시 2부로 강등됐다.
당장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 정상 탈환 등 명가 부활을 노려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이 프리미어리그 강등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게 적절한 선택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는 "우리는 모두 콤파니가 팀에 맞는 감독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면서 "콤파니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단결력과 '팀 스피릿'을 정확히 대변한다"고 말했다.
콤파니 감독은 특유의 공격적인 축구로 바이에른 뮌헨을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콤파니 감독은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과감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과감하게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팀이 공격적으로 변했으면 한다. 나 역시 공격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나의 축구를 특정할 만한 두 요소가 팀에 반영됐으면 한다. 공을 가지고 판단을 내릴 때 과감해져야 하고, 매 순간 공격적인 축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콤파니 감독이 공개한 축구관은 투헬 전 감독과 상반된다. 투헬 감독은 점유율 축구를 펼치면서도 안정감에 무게를 뒀다. 특히 전반기에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적극성을 활용한 수비를 했는데, 성적이 나빠지자 후반기엔 적극성이 떨어지지만 안정적으로 수비하는 더 리흐트와 다이어 조합을 고수했다.
콤파니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철학은 기다리기보다 다가가서 공을 빼앗는 수비를 선호하는 김민재의 입지를 바꿀 수 있다.
콤파니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다. 수비 라인을 높이는 기반은 중앙 수비수의 스피드인데 현재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수 네 명 중에선 김민재가 가장 스피드가 빠르다고 평가받으며 우파메카노가 뒤를 잇는다.
콤파니 감독이 펼치는 전술은 투헬과 완전히 다르기도 하다. 투헬 감독이 풀백을 직선적으로 쓰는 전통적인 전술가라면 콤파니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풀백을 중앙으로 침투시킨다. 즉 풀백이 오버래핑했을 때 생기는 뒷공간을 어떻게 커버하는지가 콤파니 감독 수비 전술 핵심. 빠른 중앙 수비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 빌트는 "콤파니의 축구 철학은 과르디올라와 유사하다. 지배력과 점유 축구, 후방 빌드업, 많은 이동, 인버티드 풀백, 골키퍼의 (빌드업) 가담 등이 바이에른 뮌헨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또 콤파니는 훌륭한 커뮤니케이터이자 젊은 선수들의 지지자로 간주된다. 그것이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기대하는 바다. 일반적으로 콤파니는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의 복잡한 라커룸에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콤파니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되는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를 떠나 나폴리에 입단했다. 유럽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강력한 신체 조건과 빠른 발, 탁월한 수비 지능을 바탕으로 나폴리의 후방을 지켰다. 김민재의 능력을 확인한 나폴리는 김민재 포함 소수의 인원만을 후방에 배치한 뒤, 거의 모든 선수가 공격에 가담했다. 이후 상대가 뒷공간을 노린다 싶으면, 김민재는 빠른 발을 활용해 후방을 커버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곤 했다.
김민재가 공격에 가담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는 후방에 머무르며 상대를 기다리는 대신, 적극적인 수비로 볼을 빠르게 탈취한다. 여기에 더해 순간적으로 직접 볼을 몰고 높은 지역까지 올라간 뒤, 드리블 능력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헤집는 플레이를 종종 보여주기도 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33년 만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달성했다. 이어서 구단 역사상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나폴리의 성공 가도를 이끈 김민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시즌 초중반에는 경쟁자들이 부상을 당한 사이 확실한 주전을 꿰차며 나폴리에서의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월에 있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기류가 변했다. 토트넘에서 이적한 다이어가 투헬 감독의 눈을 사로잡으며 팀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김민재가 아시안컵에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주전은 다이어였고 그는 더 리흐트와 함께 파트너를 구축하며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민재는 지난달에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와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당시 더 리흐트가 부상을 당한 덕분이었다.
그런데 김민재는 오랜만에 얻은 선발 출전 기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 24분에는 무리하게 공격적인 수비를 시도한 사이, 상대 공격수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뒷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곧바로 비니시우스는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고,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2-1로 앞서던 후반 38분 박스 안에서 호드리구에게 파울을 범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가 동점을 만들었고,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탈락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투헬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김민재는 수비를 그렇게 해선 안된다. 탐욕스러웠다”라며 그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콤파니 감독 밑에서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민재는 2023-24시즌을 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필요한지, 언제 실수했고 어떤 약점을 보여줬는지 시즌이 끝나면 늘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려면 모든 걸 잘 반영해야 한다. 난 다음 시즌에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중에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다. 머뭇거릴 때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라고 인정하며 "시즌이 끝나면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이 더 필요했는지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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