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5년 반 만에 ‘초계기 갈등’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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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2018년 말부터 신경전을 벌였던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회담한 뒤 초계기 갈등에 대한 양측의 재발 방지 대책 합의 내용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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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2018년 말부터 신경전을 벌였던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한일 의사소통 체계를 개선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국제규범을 준수하기로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회담한 뒤 초계기 갈등에 대한 양측의 재발 방지 대책 합의 내용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회담에는 해군과 해상 자위대 관계자가 참석했고 양측의 합의문에 추후 한국 해군참모총장과 일본 해상막료장이 서명하기로 했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사격통제 레이더는 구축함에서 운용하는 대공 무기를 발사하기 전 목표물의 거리와 고도 등을 파악하는 레이더다. 사격통제 레이더를 켰다는 건 교전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일본 측 주장에 우리 군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초계기가 함정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우리 해군은 북한 어선 수색을 위해 탐색 레이더를 가동했고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자 이를 식별하고자 피아식별장치(IFF)와 광학추적장비(EOTS)를 초계기 쪽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우리 군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해 초계기를 향해 전자파를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본은 이듬해 1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우리 함정에 대한 초계기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일본 정부는 우리 군 발표의 신뢰성을 의심하며 이런 위협 비행을 전면 부인했다. 한일 관계는 극단으로 치달았고 국방 당국 간 교류는 전면 중단됐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 논의는 지난해 6월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뤄진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진전됐다. 당시 양국은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1년간 실무협의를 거쳐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이다.
양국은 2018년 초계기 갈등의 사실관계는 일단 제쳐놓고 서로 합의 가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찾는 데 집중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합의문에는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의사소통을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25개국 해군이 구성한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에서 제정한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규칙’(CUES)을 따르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부대의 안전 확보를 위해 CUES에 나오는 함정과 항공기 간 수평거리와 고도 등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양측 지휘관이 피해야 할 행위’ 항목을 준수해야 한다.
해군함정 확증절차에 따라 양측은 △함포, 미사일, 사통레이더, 어뢰발사관 또는 기타 무기를 조우한 함정 및 항공기 방향으로 조준해 공격을 모의하는 행위 △신호용 로켓, 무기 또는 기타 물체를 조우 함정 또는 항공기 방향으로 발사하는 행위 △함정의 함교 또는 항공기 조종석에 대한 조명 등을 피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의에 대해 “일방이 양보했다든가 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서 상호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채택했다”며 “이번 합의로 그간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싱 링크’(잃어버린 고리)였던 한일 협력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번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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