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다시 시작한다면 ‘이 전공’ 택했을 것”...젠슨 황의 ‘말말말’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4. 6. 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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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비디아’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블록버스터급 실적과 함께 액면분할 호재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1000달러를 넘어 106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0대 1로 주식이 쪼개져도 주당 100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으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재산 가치는 1000억달러(약 137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세계 17위 수준으로 현재 그의 재산은 913억달러로 집계됐죠.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대 주주입니다. 현재 엔비디아 주식 3.5%를 소유하고 있고요. 2019년 30억 달러 수준에 그쳤던 지분가치가 5년 만에 벌써 30배 이상 치솟은 겁니다.

한 기업의 미래가 단 한사람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엔비디아가 있기까지는 젠슨 황 CEO가 보는 미래 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가 어떤 미래를 보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그의 말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겠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보다 더 높은 시가총액을 만들고 있는 엔비디아의 수장은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요?

“컴퓨터 공학 전공하지 마세요”
“컴퓨터 공학 전공하지 마세요”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2024년 2월)

제 이야기는 아마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로 들릴 겁니다. 지난 10년, 15년 동안 이런 자리에 앉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을 겁니다. 제 의견은 정반대입니다. 이제 아무도 프로그래밍을 할 필요가 없고 누구나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프로그래머가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입니다. 인공지능의 기적입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격차를 줄였고 기술 격차는 완전히 해소됐습니다.

만약에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과학의 가장 복잡한 분야가 생물학, 특히 인간 생물학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매해 우리의 반도체 칩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인프라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과학의 발전은 간간이 있어 왔죠. 제가 다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생명 과학과 생명 공학을 바꾸는 기술이 우리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생물학은 과학의 영역에 엔지니어링 영역도 접목될 겁니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을 만듭니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시장을 만듭니다”

-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연사 대담 시리즈 ‘View from the Top’(2024년 3월)

엔비디아가 1995년 세콰이어캐피탈의 자금을 유치한 이후 사업이 순탄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엔비디아와 비슷한 기술을 가지고 투자를 받은 기업이 89곳은 더 있었습니다. 그즈음에는 PC(컴퓨터) 혁명이 시작되고 있었죠. 윈도우 95가 출시됐고, 인텔의 펜티엄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했죠.

그 당시에 이미지 생성은 수십억원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PC 스케일에 맞는 그래픽카드를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기술은 PC에 적합한 3D 그래픽 기술이었고, 처음 목표로 한 것은 비디오게임 시장이었습니다.

다만 시장의 발전 속도가 더뎠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은 엔비디아가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동안 PC 게이밍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기술 혁신과 시장 형성이 함께가야 한다는 것은 엔비디아의 핵심 가치가 됐습니다. 시장이 없는 상황이라 재무 가치가 당장은 ‘제로’ 수준이더라도, 우리의 미래 방향과 일치하면 투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자율주행, 바이오 신약 개발까지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무조건 달려야합니다. 무슨 일에 있어서든 걷지 말고 뛰십시오”
“무조건 달려야합니다. 무슨 일에 있어서든 걷지 말고 뛰십시오”

- 국립대만대 졸업식 축하연설(2023년 5월)

인공지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AI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인공지능 팩토리 운영, 인공지능 안전 엔지니어처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입니다. 일부 일자리는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잃을 수 있게 될 겁니다.

1984년 오리건대를 졸업했을 때는 평면 스크린과 스마트폰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혁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세상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최근 상황도 40년 전과 흡사합니다. 모든 산업을 인공지능이 혁신할 것이며 여러분은 지금 그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음식(기회)을 얻기 위해 뛰고 있거나, 아니면 (경쟁 상대에) 잡아먹히지 않게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지만 무조건 달려야합니다. 무슨 일에 있어서든 걷지 말고 뛰십시오. 실패에 맞서고 실수를 인정하는 겸손함을 가지십시오.

“AI, 5년 내로 인간이 치르는 모든 시험을 통과할 것”
“AI, 5년 내로 인간이 치르는 모든 시험을 통과할 것”

- 美 스탠퍼드대 경제정책 연구소 포럼(2024년 3월)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을 ‘인간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할 경우 5년 안에 이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인간 수준의 인식을 가진 ‘범용 인공지능(AGI)’이 곧 등장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험을 컴퓨터 과학 업계에 내놓으면, 5년 안에 그 시험 전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입니다. 현재 AI는 변호사 시험 등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지만, 소화기 내과 등 전문적인 의학 시험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안에는 그 어떤 시험도 통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AGI의 시대가 언제 올지에 대한 전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칩이 아니라 시스템을 판다”
“엔비디아는 칩이 아니라 시스템을 판다”

-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둘째 날(2024년 3월)

엔비디아는 칩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가격대에서 완전한 시스템을 판매합니다. 대신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우리는 1년에 약25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 시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시장기회(제품, 서비스, 기능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사용하는 기간에 따라 연간 1조달러에서 2조달러 사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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