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나이지리아 유학생 나이라화 폭락에 줄줄이 학교 쫓겨나[통신One]
영국 내무부 "학생들 항소할 권리 없다" 통보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대학에 재학 중이던 나이지리아 학생들이 나이라 화폐 가치 폭락으로 학비를 내지 못해 수업에서 쫓겨나거나 출국 명령을 통보를 받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학들은 수업료 납부 기한을 놓친 나이지리아 학생들을 곧바로 제적시키고 영국 내무부에 통보했다.
3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학생들은 이에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하원도서관이 지난 28일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나이지리아에서 온 학생들은 인도 국적을 가진 학생(8만7000명)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1~2022학년도에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으로 온 유학생은 3만2900여명으로 집계됐다.
졸업 비자를 발급받는 인원도 영국 해외 유학생 가운데 나이지리아 국적의 학생들이 약 11%로 두 번째로 많은 상황이다.
나이지리아 국적을 가진 일부 학생들은 대학이 학업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주거나 별다른 협상의 여지도 없이 퇴학을 통보하자 '무자비하다'고 비판하면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티스사이드 대학교는 나이지리아 화폐인 나이라 가치가 폭락하면서 등록금 분할 상환액을 납부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을 곧바로 제적하고 영국 내무부에 알렸다.
대학 측은 학비 미납은 비자 후원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이지리아 유학생 아데니케 이브라힘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학비를 제 기한에 납부하지 못해 학위 논문 제출 마감을 코앞에 두고 제적당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마감 기한이 지나 나머지 학비 전액을 납부했지만 학위과정 재등록도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제적 통보를 받았을 당시 수업료 90%를 납부한 상태였고 수업도 모두 수강한 뒤였지만 학교 측에서는 어떠한 합의나 조율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내무부는 학생들에게 항소할 권리가 없다고 서면으로 통보했다.
최근 서섹스대학을 다니는 나이지리아 학생들도 등록금 미납분을 내지 못하면 학기 등록과 졸업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이지리아 외교 당국이 중재에 나서 학생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영국 주재 나이지리아 고등판무관 대표단은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화폐 가치 폭락으로 학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의 처우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나이지리아 학생들은 학업 도중에 출국 명령을 받은 뒤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고 일부는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티스사이드 대학은 뒤늦게 사과하고 나이지리아 학생들에게 정신 건강 지원과 개별 면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능한 경우 학업을 계속하거나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나이라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다 지난해부터는 급격히 폭락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식재료와 생필품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3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생활고를 겪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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