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에 방화 시도까지...문화유산에 닥친 위기, 처벌 수준이 [여행 팩트체크]

A씨는 외국인 친구 B씨에게 한국 역사를 소개해 주고 싶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 B씨에게 고궁을 보여주며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는데 옆에서 고궁 담벼락에 낙서하는 여행객 C씨를 발견했다. A씨가 C씨에게 낙서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니 C씨는 오히려 버럭 화를 내고 도망가 버렸다. 낙서를 보니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얼마 전 경복궁 담장에 낙서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최근 한 남성이 창덕궁에 들어가 흡연을 한 후 라이터로 대조전 문고리 고정 장치 등에 불을 붙이려다 창덕궁 관리소에서 경찰에 신고해 화재가 발생하기 전 붙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유산을 훼손하거나 훼손을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법률사무소 민성의 전민성 변호사에게 물었다.

Q. 위 사례에서 C씨를 신고하면 처벌받게 할 수 있을까.

문화유산에 낙서해 훼손한 경우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받는다. 문화유산법은 문화유산을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에는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종류에 따라 처벌되는 형량도 달라진다.

국가지정문화유산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국가지정문화유산 외의 지정문화유산, 임시지정문화유산, 일반동산문화유산의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받는다.

문화유산법은 미수범에 대한 처벌 규정도 두고 있다. 따라서 문화유산을 훼손하려는 시도만 했더라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문화유산에 낙서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D씨는 언양읍성 성벽 약 7m 구간에 붉은 스프레이로 의미를 알 수 없는 글귀, 미국을 비하하는 내용과 욕설 등의 낙서를 했다.

D씨는 이날 울주군 한 공립학교의 외벽과 창고 출입문,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 73대에도 낙서를 했고, 성벽 복원 비용 2700만 원과 차량과 학교 공용물 수리비 1000만 원 등 총 37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D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D씨가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와 차량에 낙서했고 특히 국가지정문화재를 훼손한 것은 죄책이 무겁다며 D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Q. 문화유산에 불을 질렀다면 어떻게 처벌받을까.

문화유산법은 형법상 공용건조물 등 방화죄 규정을 준용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용건조물 등 방화죄가 성립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받는다. 만약 지정문화유산이나 임시지정문화유산인 건조물, 지정문화유산이나 임시지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건조물에 방화를 저질렀다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받을 수 있다.

E씨는 F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고, 퇴임 후 추징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F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르기로 했다.

E씨는 불을 지르기 전 시너를 구입한 다음 열린 대문을 통해 F 전 대통령 생가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둘러보면서 불을 지를 장소를 모색하는 등 방화 예비 행위를 했다.

이 일이 있고 얼마 후 E씨는 시너를 들고 G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 들어가 G 전 대통령과 H 여사의 영정이 놓여있는 영정대 위에 시너를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지정문화재인 G 전 대통령 생가를 방화했다. 이로 인해 복구공사비 8256만 원 상당이 들어가는 손해가 발생했다.

이 일로 E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공용건조물방화예비, 건조물침입죄로 재판을 받았고, E씨의 희망으로 국민참여재판을 거쳤다.

하지만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E씨에게 유죄를 평결했고, 재판부는 E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Q. 문화유산을 훼손한 경우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을까.

문화유산법에 따라 문화유산의 복구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문화유산법은 누구든지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또는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국가유산청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한 사람에게 훼손된 문화유산의 원상 복구를 명할 수 있고, 원상 복구 조치를 하게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훼손된 문화유산을 원상 복구하고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경복궁 담장 낙서 사건으로 낙서를 지우는 데 19일이 걸리고, 1억 원이 넘은 비용이 발생했다고 한다. 국가유산청은 복원을 다 마친 후 낙서범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문화유산에 낙서해 훼손한 경우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처벌받는다. 문화유산의 종류에 따라 처벌되는 형량도 달라지며, 최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문화유산에 불을 질렀다면 형법상 공용건조물 등 방화죄 규정을 준용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받는다. 만약 지정문화유산이나 임시지정문화유산인 건조물, 지정문화유산이나 임시지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건조물에 방화를 저질렀다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받는다.

국가유산청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한 사람에게 훼손된 문화유산의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훼손된 문화유산을 원상 복구하고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여행 기분에 들떠 엉뚱한 일을 벌였다가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장래에 계승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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