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비주얼만 완벽한, ‘설계자’[多리뷰해]
초·중반부까지 좋았건만...개연성 실종→엔딩 사고사
41개국 선판매...손익 200만 넘을까
‘검은 사제들’, ‘마스터’, ‘브로커’ 등 가족 같은 호흡을 자랑하는 영화사 집과 강동원의 신작. 비범한 장편 데뷔작 ‘범죄의 여왕’으로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이요섭 감독의 새로운 범죄 드라마. ‘빅펀치’ 마동석을 이을 공대생 ‘브레인’ 강동원의 설계가 들어맞을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29일 극장 개봉. 러닝타임 99분.
[줄거리]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 사람을 잘 믿지 않아 ‘거리두기’가 본능인 영일은 친동생같던 짝눈(이종석 분)의 죽음 이후 의심이 더 커진다. 어느 날 받은 의뢰, 사이즈가 역대급이다. 베테랑 재키(이미숙 분)의 반대에도 미션을 수락하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로 팀은 와해된다. 자신이 타깃이 됐음을 알아챈 영일은 극도의 혼란 속에서 그 배후라고 믿는 ‘청소부’를 찾아 나선다.
[오프닝]
12월 24일 눈 내리는 밤, 모든 일의 시작. 우연히 버스가 미끄러졌고 우연히 사람들이 죽었다. 도로의 중앙에 쓰러져 죽어가는 남자는 ‘짝눈’이다. 동시에 이 사고는 사고가 아닌, 설계된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영일’의 목소리. 신원조회를 해도 출생신고도 지문도 모든 기록이 텅텅 비어있는 일명 ‘깡통’. 최초로 버스에 부딪힌 남자도, 짝눈과 영일도 깡통. “모든 사고는 조작될 수 있어요. 그게 우리 일이죠.”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삼광보안 팀을 이끌고 있으며 이름, 나이, 출신 그 어떤 기록도 세상에 남아있지 않아 일명 ‘깡통’으로 불린다. 과거 자신과 늘 함께한 동료의 사고사와 이후에도 반복해서 벌어지는 주변의 사고들을 보며,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며 자신 역시 누군가의 타깃이 되었음을 직감한다.
#사고 처리를 맡은 보험 전문가, 이치현(이무생): 영일의 의뢰인과 접촉하는 보험사 직원. 유력 인사들의 비밀 유지에 철두철미하지만 냉정한 면도 가지고 있는 치현. 사고를 쫓던 영일의 눈에 그가 포착된다.
#경험만큼 변수도 많은 베테랑, 재키(이미숙): 영일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추며 신뢰를 받는 삼광보안 팀원. 오랜 경험과 연륜을 지녔지만, 예측하기 힘든 재키의 면모로 계획에도 변수가 생긴다.
#설계자 ‘영일’의 타겟, 주성직(김홍파): 차기 검찰총장 후보. 비자금 의혹으로 공직 인생에 위기를 맞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지금, 언론의 집중포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다.
#진실을 쫓는 형사, 양경진(김신록): 영일이 조작한 사건을 담당하는 사고조사과 경위. 느긋한 미소 뒤 날카로운 눈빛을 드러내며,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간다.
#위장의 귀재, 월천(이현욱): 탁월한 변신 실력으로 타깃의 눈을 속이는 데 능한 삼광보안 팀원. 새침해 보이지만 남다른 애정으로 팀원들을 대하며, 특히 리더 영일을 신뢰하고 따른다.
#광기의 사이버 렉카, 하우저(이동휘): 유튜브에서 주성직의 사고를 예언해 엄청난 접속자를 모은 하우저, 사고 현장에 일명 모스맨의 감춰진 의도가 있다는 음모를 생성한다.
#문제의 큰 건 의뢰인, 주영선(정은채): 주성직의 곁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견디는 주영선. 청부 살인을 의뢰한 뒤, 모든 것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린다.
#소심한 막내 신입, 점만(탕준상): 삼광보안에 새롭게 합류한 막내. 여러모로 서툴지만 패기와 자신감은 넘친다.
#흑미남 강동원, 서늘한 비주얼도 갓벽
대사는 적고, 클로즈업은 많다. 강동원 비주얼 활용의 끝. 회색빛 작품의 색깔과 기막히게 깔맞춤한 그의 서늘한 얼굴이 킬링 포인트다. 낮은 음성, 날카로운 눈빛, 심경 변화에 따른 섬세한 표정 변화까지 연기도 한층 깊어졌다. 백미남 이종석과의 투샷은 반가운 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허술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터져버리는 감정 연기는 많이 아쉽다. 특히 취조실 신은 손발 오글.)
#연기파 대거 포진 라인업
이미숙 이무생 이현욱 탕준상 정은채 김신록 이동휘 등 탄탄하고도 美친 아우라의 라인업.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이미숙, 가장 돋보이는 이현욱, 짠한 탕준상 등 삼광보안 팀원부터 속을 알 수 없는 이무생, 미모의 의뢰인으로 시선 강탈하는 정은채, 서사와 상관 없이 자체발광하는 김신록과 이동휘까지 화려하다.(다만 그 활용이 아쉬울 따름.)
#의심과 진실 사이...속도감 있는 전개·음악(초·중반부)
초·중반부 사건 위주의 속도감 있는 전개. 그 안에 영일의 의심과 진실을 오가는 심리적 긴장감이 조화롭다. 흥미로운 설정도 잘 녹여냈다. 그 감흥을 끌어 올리는 음악도 좋고.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모든 인물이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에 위치해 혼선을 준다. 시각적으로도 쉴 틈 없이 휘몰아친다. ‘음모론’을 기반으로 현실에 발을 디디면서도 장르물 특유의 쾌감을 선사한다.
# 마무리 공사 왜이래...개연성 실종→김빠진 후반부·허무한 엔딩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허점이 부각되더니 (개연성 실종에) 무너저내린 이야기. 결국 수습 불가로 경로 이탈 엔딩으로 직행. 사고와 우연, 의심, 오로지 이슈만을 쫓는 언론과 사이버 렉카, 여론의 심리 등 현대 사회의 여러 쟁점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만 메가폰이 스스로 못 품. 무수히 던졌던 떡밥은 황당하게 청소되고 ‘열린 결말’로 미화하기 어려운 허무맹랑한 마무리.
# 통크게 희생된 캐릭터들...겉만 번지르르한 ‘깡통 케미’
등장 아우라가 센만큼 속빈 내실이 갈수록 도드라지는 캐릭터들. 무늬만 그럴듯 했던 캐릭터들은 결국 생명력을 잃음. 각각의 매력도, 관계성에서 오는 케미의 맛도, 캐릭터 무비로서의 매력이 떨어짐. (이현욱이 연기한 월천, 형사 김신록만 끝까지 돋보임.)
손익분기점 약 200만.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미 전 세계 41개국 개봉을 확정, 41개국에 선판매 됨. 몽골,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홍콩, 인도, 동티모르 등 세계 각지에서 순차 개봉. 강동원의 ‘우산 신’ 있으면 그 영화 대박난다던데...이번엔 어려울 듯. (추후 IPTV 등 이것저것 다 끌어모아 본전 치레 가능할지 모르나...극장 관객수만으로는 대박은커녕 손익분기점 넘기도 수월하지 않을 전망.)
[번외포인트]
히트작 뚝 끊긴 강동원, ‘설계자’로 다시 빛날까. 특별출연한 영화 ‘1987’(감독 장준환, 누적 관객수 약 723만) 이후 내내 아쉬운 성적표를 안은 강동원, 그의 하락세 티켓 파워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지도 업계 내 기대포인트. 2018년 원톱 주연을 맡은 두 편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관객수 약 138만, 손익분기점 약 270~300만), ‘인랑’(감독 김지운, 약 89만, 손익분기점 약 600만) 흥행 참패한 이후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관객수 약 126, 손익분기점 150만)와 전작 ‘천박사’(감독 김성식, 관객수 약 191만, 손익분기점 약 240만)도 아쉬운 극장 성적표. 이번에는 과연?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여러모로) 눈만 즐겁다..수수께끼, 풀질 말걸 그랬어(한현정 기자)
# 별점 ★★☆
이 설계 마무리가 왜 이래요...(양소영 기자)
# 별점 ★★★★
우산 쓴 강동원은 큰 스크린으로 봐야(극장 관계자)
# 별점 ★★★★★
강동원톱인 줄 알았는데 빵빵 출연진 보는 맛 솔솔(제작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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