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퍼레이드 개최…도심 곳곳 반대 집회도 열려
서울시의회~시청역 인근에선 반대 집회도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제25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부스 운영이 시작되는 오늘(1일) 오전 11시쯤부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2시쯤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번출구 앞부터 2호선 을지로 입구역 2번출구까지 5개 차로가 참가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50명 남짓이 대학로를 한 바퀴 돌던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이제는 15만 명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 민간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개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면서도 "그런데도 우리가 여기서 함께 퍼레이드를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바로 여러분의 자긍심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못했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도서관 주관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예정됐기 때문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 등지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기념 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연달아 장소 대관이 거절됐습니다.
양 조직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서울광장은 4월부터 10월까지 시 행사가 이미 잡혀있어서 신청할 수 있는 날짜가 없었다"며 "광장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모든 시민이 쓸 수 있게 열려있어야 하는데 시에서 하는 행사만 열리게 됐다. 광장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광장은 아니었지만 행사장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온 참가자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들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6색 무지개' 깃발, 스카프, 리본 등을 손에 들거나 몸에 두른 채 축제를 즐겼습니다. 무지개색 옷을 입거나 화려한 드레스로 치장한 '드래그 퀸'(drag queen) 차림을 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단체는 물론 서울대·경희대·중앙대·홍익대 등 대학 내 성소수자 동아리,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 대사관이 운영하는 부스 60여개도 차려졌습니다.
가장 인기를 끈 즉석 사진 부스 '무지개 네컷' 앞은 함께 온 이들과 축제를 기념하고자 하는 참가자들로 북적였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던 김모(29)씨는 "2017년에 와보고 두 번째인데 생각보다 많은 연령대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 '나만 이런 성향이나 고민을 가진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행사가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작년에도 그랬으니 크게 놀랍진 않았다"며 웃었습니다.
류보아(31)씨도 "예상했던 대로다"라면서도 "시청 앞 광장은 열린 공간에서 동그랗게 모여 좀 더 축제 같았는데 여기는 일렬로 늘어서 있어 아쉽기는 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외국인들도 행사장을 찾아 축제를 즐겼습니다.
미국에서 왔다는 제이슨(37)과 케일라(31)는 "미국보다는 좀 더 차분하고 보수적인 분위기지만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시의 광장 사용 불허에 대해서는 "매우 슬프다. 한국은 퀴어들의 인권이 보장되기 위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다는 브라이언(47)씨는 "서울시의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길을 찾을 것이고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종각역 5번출구에서 출발해 명동성당, 서울광장을 거쳐 을지로입구역 앞 출입구까지 3㎞ 거리를 행진할 예정입니다. 작년 행사에는 퍼레이드에 5만명, 행사 전체에 15만5천명 정도가 참가했습니다.
한편 이날 낮 12시 50분쯤부터는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파란 깃발과 팻말을 손에 들고 서울시의회 앞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까지 4개 차로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행사장과 반대 집회 장소가 떨어져 있어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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