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터진 쌍둥이 임산부, ‘빅5’ 등 병원 25곳 거절…2시간 만에 치료받아

김군찬 기자 2024. 6. 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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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진 임신 33주차 고위험 쌍둥이 임신부가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 20여 곳으로부터 거절당해 2시간여 만에 미숙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겨우 찾은 일이 발생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임신 33주차 쌍둥이 임신부 A 씨는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져 미숙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긴급 전원이 필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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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임신부 ‘빅5’병원·충청권까지 전원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2시간여 만에 유일하게 전원 가능한 서울 대학병원서 치료받아
지난 달 3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진 임신 33주차 고위험 쌍둥이 임신부가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 20여 곳으로부터 거절당해 2시간여 만에 미숙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겨우 찾은 일이 발생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분만 인프라’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임신 33주차 쌍둥이 임신부 A 씨는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양수가 터져 미숙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긴급 전원이 필요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수가 터진 지 2시간여 만에 유일하게 전원이 가능한 서울 서부의 B 대학병원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A씨가 내원했던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 의원 C 원장은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조기 양막 파수가 발생해 더 위험한 고위험 임신부였다”고 설명했다. 조기 양막 파수란 임신 37주 이전 양막이 파수되는 것을 말한다. 제대 탈출(탯줄이 아기보다 먼저 질을 통해 나오는 것), 자궁 내 감염, 조기 진통 등의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A 씨는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이다 보니 만일에 대비해 응급 수술이 가능하고, 미숙아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신생아 세부 전문의가 있고, 임신 37주 미만 고위험 신생아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빈 병상도 2개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런 인력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병원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지난 달 3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C 원장은 “당직 중인 의사가 ‘빅5’ 병원과 충청권까지 전원을 요청했지만 어렵다고 했다”며 “양수가 터진 지 1시간 정도 지나 119 구급대에 인계됐고 2∼3시간 정도 걸려 전원됐다”고 말했다.

C 원장은 마지막으로 친분이 있는 산부인과 명의 D 교수에게 연락해 전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A 씨는 D 교수가 있는 병원으로 전원됐다.

현재 A 씨는 항생제를 쓰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보호자인 남편 E 씨는 “정말 절박했고, 병원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1시간 반 동안 대학병원을 알아봐 주시는데 진짜 전쟁통 같았다”면서 “의료진이 ‘빅5’를 포함해 총 25곳의 병원에 전화를 돌렸는데 전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C 원장은 “현재 수술에 꼭 필요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부족해 마취가 쉽지 않아 대학병원에서 야간에 수술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할 세부 전문의가 부족하거나, 역량 부족으로 임신 34주 이상인 임신부만 진료 가능하다는 병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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